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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근육돌 조규성의 비결 “군대가 신의 한 수였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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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전북의 2관왕과 카타르월드컵 본선 출전에 도전하는 스트라이커 조규성. 김상선 기자

전북의 2관왕과 카타르월드컵 본선 출전에 도전하는 스트라이커 조규성. 김상선 기자

“(지난 5월) 이탈리아 세리에A를 정복한 AC밀란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우승 뒷풀이에서 시가를 피우며 걸어 나왔잖아요. 축구장은 금연구역이니까, 전 검지와 중지를 교차 시켜 하트를 만들어 입에 맞출게요.”

만약 올 시즌 K리그1에서 역전 우승한다면 어떤 세리머니를 선보일지 묻자 전북 현대 공격수 조규성(24)이 웃으며 답했다.

조규성과 소속팀 전북은 울산 현대와 사흘 간격으로 ‘운명의 2연전’을 치른다. 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FA(축구협회)컵 4강전으로 격돌한다. 사흘 뒤에는 같은 장소에서 K리그1 35라운드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조규성은 지난달 7일 군팀 김천 상무에서 전역하자마자 원 소속팀 전북에 복귀했다. 조규성 가세 후 2위 전북(승점64)은 4연승 행진 중이다. 선두 울산과의 승점 차를 10점에서 5점까지 좁혔다.

최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조규성은 “마지막 휴가를 즐기는 대신 전북에 일찍 합류해 2주 간 훈련했다. 김상식 감독님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것 같다’며 좋아하셨다”고 했다. 이어 “2020년에도 전북에서 고비마다 울산을 따돌린 끝에 2관왕에 올랐다. 올해도 남은 리그 4경기를 다 이겨 K리그를 제패한 뒤 FA컵까지 ‘더블’을 이루고 싶다. 특히 울산의 경험 많은 수비수 (김)영권이 형을 넘어야 제가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14골을 터뜨려 득점 선두 주민규(16골·제주)를 추격 중인 조규성은 “2골 차다 보니 득점왕도 욕심난다”고 솔직히 말했다.

조규성은 근육질 몸매와 미소년 외모를 겸비한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조규성은 근육질 몸매와 미소년 외모를 겸비한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조규성은 훤칠한 키(1m88㎝)에 가수 황민현, 배우 박서준을 닮은 외모로 소녀 팬을 몰고 다닌다. 최근 대표팀 유니폼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팬들 사이에서 ‘패션 피플’로 통하는 그는 “요즘 트렌드는 깔끔한데 포인트를 주는 것”이라고 팁을 줬다.

최근 축구대표팀 새 유니폼 모델로 나선 조규성. 사진 나이키코리아

최근 축구대표팀 새 유니폼 모델로 나선 조규성. 사진 나이키코리아

조규성은 ‘축구 근육돌(근육+아이돌)’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고교 시절 체중이 76㎏에 불과해 ‘멸치’라 불렸지만, 군 입대 이후 체중을 84㎏으로 늘리며 근육량도 4㎏ 늘렸다. 조규성은 “올림픽대표팀 시절 김학범 감독님께서 ‘축구 선수는 연장에 추가 시간까지 130분을 소화할 체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벌크 업’에 열중하다보니 오히려 몸이 뒤뚱거리고 무거워진 듯한 느낌이 들어 1.5㎏ 가량 줄이고 밸런스 코어를 맞췄다”고 했다.

이어 “군에서 골을 많이 넣고 몸 상태가 좋아 전역을 미루고 싶을 정도였다. 대표팀에도 뽑히고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 내게는 군대가 ‘신의 한 수’였다. 또래 친구들에게도 이왕이면 빨리 다녀오라고 추천한다”고 했다.

카타르월드컵 출전을 꿈꾸는 조규성. 김상선 기자

카타르월드컵 출전을 꿈꾸는 조규성. 김상선 기자

조규성은 지난달 대표팀에 소집됐으나 허벅지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그는 “만약 참고 뛰었다면 더 큰 것을 잃었을 지 모른다”고 했다. 벤투호 원톱 공격수 황의조(올림피아코스)의 부진이 이어지자 “월드컵 본선에선 많이 뛰는 조규성을 선발로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규성은 “FC안양 신인 시절에는 슈팅만 때렸다. 지금은 전방에서 많이 싸우며 버틴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형들에게 패스 연계를 해주려 노력한다”면서 “지난 6월 파워가 좋은 남미 파라과이 선수를 상대한 뒤 파워를 키우고 패스 타이밍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조규성은 지난 7월 팀K리그 소속으로 토트넘 수비수 다빈손 산체스를 탈탈 털었다.

월드클래스 공격수들의 경기 영상을 ‘인강(인터넷 강의)’처럼 챙겨보는 조규성은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은 현존 최고 스트라이커답게 배울 점이 많다. 지난 6월 브라질과 평가전 후 유니폼을 맞바꾼 히샬리송(토트넘),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플레이도 유심히 지켜본다”고 했다.

대표팀 동료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에게 조언도 구한다. 조규성은 “득점왕 출신 치로 임모빌레 움직을 물어봤다. 민재 형을 지켜보며 해외 진출의 꿈을 키운다. 그에 앞서 카타르월드컵 최종 명단에 뽑힌다면 소름 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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