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본료, 이러다 1만원 될라…심야 호출료에 숨은 복병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2.10.03 05:00

업데이트 2022.10.0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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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승차난이 6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7월 18일 오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승차난이 6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7월 18일 오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에서 야간에 택시를 잡기 어려운 승차난(亂)이 6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당·정은 이를 해결하려 최근 ‘심야 탄력 호출료 확대’ 방안까지 꺼냈지만, 현장에선 공급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당·정, 심야 호출료 확대안 4일 결정될 듯 

국민의힘과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 방안 마련을 위한 당정 협의회’를 열고 심야 탄력 호출료 확대와 시간제 근로계약 추진, 개인택시 부제해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택시기사들이 심야에 일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당정은 4일 승차난 해소 대책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실제 심야 탄력 호출료가 적용되면, 야간에 모바일 앱으로 택시를 부를 땐 호출료를 더 내야 한다. 아직 구체적인 요금구간과 탄력적용 지역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또 시간제 근로계약은 일정 자격을 갖춘 기사가 운휴 중인 법인택시를 아르바이트 방식으로 몰 수 있도록 하는 걸 말한다. 차량번호 끝자리에 따라 운행할 수 없는 날을 정해 놓은 ‘택시 부제’도 푸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모두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다.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방안 마련을 위한 당·정협의회 모습. 중앙포토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방안 마련을 위한 당·정협의회 모습. 중앙포토

목표 운행대수 비해 5000대 넘게 부족 

실제 심야 시간에 택시공급이 얼마나 부족한 걸까. 지난 4월 18일 영업시간과 모임 인원을 제한하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이후 운행 대수가 늘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심야에 택시 수요를 감당하려면 적어도 2만4330대(법인·개인 포함)가량이 운행해줘야 하는데, 실제 운행 대수는 1만8970대 정도다. 5000대 넘게 부족한 것이다.

택시 실질 기본요금 '1만원' 시대? 

공급을 늘리는게 중요하긴 하지만, 자칫 물가만 올려놓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서울시는 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올리고, 20%인 심야 할증요율도 최대 40%로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여기에 요금 미터기도 빨라진다. 이달 말로 예정된 서울시 물가대책심의위원회만 통과하면 최종 확정되며, 이르면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과 이웃한 인천과 경기도도 택시요금 인상을 추진 중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금이 대폭 오를 전망인데, 여기에 심야 탄력 호출료까지 확대 적용되면 실질 기본요금이 ‘1만원’이 될 수도 있다.

현장에선 현 전액관리 방식의 월급제가 유지되는 한 공급을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가 2020년 1월 시행한 전액관리제는 과거 인센티브 방식인 사납금제와 달리 초과금 수입이 오롯이 기사 몫이 아니다. 물론 사납금을 채우지 않아도 되는 만큼 택시기사의 생활을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해 줬다는 긍정 효과가 있으나, 고성과자의 근로의욕을 낮춰 운송수입의 전체적인 하향 평준화를 끌어왔단 분석도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택시 차고지에 주차된 택시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택시 차고지에 주차된 택시들. 연합뉴스

"사납금 없앴더니 실질 소득 줄어"  

실제 사납금제→전액관리제로 바뀐 뒤 택시기사의 수입이 줄었다고 한다. 택시기사들이 배달이나 택배업계로 많이 이직했는데, 단순히 코로나19 영향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운수업계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청한 운수업체 대표는 “사재를 털어 적자 폭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심야 승차난 해결의 본질적인 해법으로 ‘전액관리제를 과거 인센티브 시스템(사납금)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본요금 인상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월급제 제도개선을 국토부에 건의한 상태다.

현재 당정이 내놓은 약발이 먹히지 않으면, 연말연시 승차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복수의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전액관리제 유지를 원하는 직원들도 있지만, 어느 방향이 (승차난 해결에) 최선인지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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