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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97% 코로나 항체…실외 마스크 전면 해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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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호 01면

국민 97% 이상이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유지해 온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약 1년 5개월 만에 전면 해제된다.

23일 질병관리청은 지난 8월 5일~9월 6일 전국 17개 시·도에서 만 5세 이상 99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접종과 감염) 코로나19 항체 양성률이 97.3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절반 이상(57.65%)은 자연 감염에 따라 항체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누적 발생률(7월 30일 기준 38.15%)보다 19.5% 포인트 높은 수치다. 감염됐지만,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가 국민 5명 중 1명이라는 의미다. 전체 인구를 고려하면 숨은 감염자는 약 1000만 명 정도 된다. 특히 40, 50대에서 실제 발생률보다 항체 형성 비율이 24.8%, 27.7% 등으로 평균(19.5%)보다 높게 나왔다.

연구 책임자인 김동현 한림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40~50대는 왕성한 경제활동인구이고, 가정을 책임지는 그룹”이라며 “감염되고도 신고나 격리 우려 때문에 (검사를 받지 않고) 그냥 지나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전체 항체 양성률이 높은 건 국민 대부분이 면역력을 가졌다는 것으로, 향후 사망률·중증화율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항체가 떨어지고, 변이가 출현할 경우에는 이런 방어 효과는 감소할 수 있어 집단 면역이 달성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고령층·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접종 또는 감염 후라도 4개월 이상 지난 경우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민 면역력이 향상되고 병상 확보 등 의료대응이 원활해지자 정부는 실외 마스크 착용 자율 전환방안을 발표했다. 23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자율적 실천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재유행의 고비를 확연히 넘어서고 있다”며 “위험성이 낮은 방역규제는 하나씩 해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 주부터는 실외 어디서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과태료를 물지 않게 된다. 야외 공연이나 가을야구(프로야구 포스트시즌)를 ‘노마스크’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된다. 당국은 이와 관련해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 및 인플루엔자 유행상황 등 위험도 평가에 기반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결정이 시의적절하다고 판단하면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람들이 매우 밀집한 상황에서 고위험군은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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