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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반즈 "이대호 은퇴 경기? 던진다면 정말 멋질 것"

중앙일보

입력

22일 잠실 LG전이 끝난 뒤 이대호의 은퇴를 말리는 문구가 들어간 셔츠를 입은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 김효경 기자

22일 잠실 LG전이 끝난 뒤 이대호의 은퇴를 말리는 문구가 들어간 셔츠를 입은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 김효경 기자

"내가 선택할 순 없지만, 가능하다면 던지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찰리 반즈(27)가 팀의 레전드 이대호(40)와 치르는 마지막 경기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롯데는 2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7-1 승리를 거뒀다. 5위 KIA 타이거즈와 2.5경기 차를 유지하며 가을 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선발로 나선 반즈는 최고 시속 149㎞의 빠른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를 활용해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최근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 쌓았지만, 오래간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반즈는 "오늘 직구가 정말 좋았다. 변화구도 잘 됐다. 공격적으로 카운트를 잡고 공략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매일 하던 대로 준비했다. 긴 시즌 동안, 긴 이닝을 던지면 잘 하는 날도 있고, 못 하는 날도 있다. 기술적으로도 변화를 줬다. (최근 안 좋았던 좌타자 상대로 잘 던진 건)공을 놓는 순간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했다.

22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하는 반즈. 연합뉴스

22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하는 반즈. 연합뉴스

KBO리그에 처음 온 반즈는 올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표면적인 성적은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로 대단하지 않지만, 공헌도가 높다. 4일 휴식 후 등판도 무릅쓰는 등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186과 3분의 1이닝을 던졌다. 반즈는 "컨디션이 좋다. 길게 던질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 혹은 그에 가까운 기록을 낸다면 자랑스러울 것 같다"고 했다.

최근 롯데 야수들은 반즈 등판 경기에서 수비로 도움을 주지 못했다. 반즈는 "나도 실수를 하고, 야구에서 수비 실책은 나올 수 있다. 오늘은 이호연과 김민수의 좋은 수비가 힘을 줬다"며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즈는 이날 경기 7-0으로 앞선 9회 등판해 솔로 홈런을 맞고 만루를 내준 김진욱에게 다가가 격려하기도 했다. 반즈는 "김진욱과 실패에 관해 이야기했다. 야구라는 스포츠에 있어서 실패는 당연한 것이고,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패하고 고개를 땅에 박기 시작하면, 일어날 수가 없다. 이겨내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노력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김진욱은 재능이 출중한 선수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2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열린 은퇴투어에서 소감을 말하는 이대호. 연합뉴스

2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열린 은퇴투어에서 소감을 말하는 이대호. 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이대호의 마지막 은퇴 투어였다. 반즈는 "이대호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커리어를 쌓았다. KBO리그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남긴 선수다. 그런 선수의 은퇴 투어 경기에서 승리해 정말 기쁘다"고 했다.

반즈는 경기 뒤 이대호의 한자 이름(大浩)과 얼굴, 그리고 '이대호 가면 아니 대호'란 메시지가 그려진 셔츠를 입었다. 반즈는 "문구의 뜻을 알고 있다. '떠나지 말아달라'는 의미"라고 웃었다. 10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이대호의 은퇴 경기 선발 등판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결정할 수는 없지만, 기회가 오면 정말 멋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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