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19)가 104일 만의 복귀전에서 '특급 신인'의 존재감을 뽐냈다.
문동주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56㎞, 최저 구속이 시속 152㎞였다. 삼진은 8개를 잡았다. 팀이 0-1로 뒤진 상황에서 물러나 승리 투수 요건은 갖추지 못했지만, 올해 최고 계약금을 받은 신인 투수답게 구속과 제구력 모두 인상적인 피칭을 했다.
문동주는 지난 6월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2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뒤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견갑하근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아 두 달 간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다. 지난달 중순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시작했고, 차근차근 투구 수를 늘리면서 1군 복귀를 준비해왔다. 그리고 이날 3개월 여만에 다시 1군 마운드에 섰다.
문동주는 1회 초 등판하자마자 황성빈과 잭 렉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금세 안정을 찾았다. 베테랑 타자 이대호를 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면서 3루 주자의 득점만 허용하고 남은 주자를 지웠다. 다음 타자 한동희에게는 4구째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회 초는 일사천리로 끝냈다. 공 9개만 던지고 고승민을 삼진, 안치홍을 유격수 땅볼, 정훈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3회 초엔 2사 후 유격수 하주석의 송구 실책으로 1루 주자를 내보낸 뒤 렉스에게 볼넷을 허용해 다시 1·2루에 몰렸다. 하지만 위기에서 다시 만난 이대호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특급 신인의 배짱을 뽐냈다.
4회와 5회 역시 무실점. 4회 초 1사 후 고승민의 2루타성 타구를 우익수 유상빈이 호수비로 잡아내는 행운도 겹쳤다. 2사 후 안치홍이 3루수 내야안타로 출루했지만, 다음 타자 정훈에게 초구 슬라이더를 던져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5회 초에는 2사 후 다시 황성빈에게 초구에 좌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황성빈이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돼 추가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경기 전 "문동주의 부상 이력을 감안해 투구 수를 70~75개 정도로 제한하겠다"고 했다. 5회까지 76구를 던진 문동주는 예정대로 6회부터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