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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력 부족·특징 없는 복서-북경대회서 녹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담력부족과 자신의 신체적 조건에 어긋난 경기운영방식이 북경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놓친 한국복서들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대한아마복싱연맹(회장 김승연)이 6일 대한체육회에 보고한 「90북경아시안게임 참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우승을 못한 7명의 복서들은 대부분 특징 없는 어정쩡한 복싱을 구사,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지 못한 것이 주요 패인으로 분석됐다.
또 강렬한 파이팅이 요구되는 투기종목인 복싱에서 담력부족으로 인한 소극적 공격이 패인으로 지적된 경우 또한 2건이나 돼 주목을 끌었다.
반면 크게 우려됐던 컴퓨터 채점제하에서의 연타능력이나 체력 등은 별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지 않았다.
보고서에서 예시된 담력부족의 경우는 라이트웰터급의 김시영(신우요업)과 웰터급의 전진철(상무).
김은 「먼저 피하려고 하는 자세가 앞서 어깨와 허리를 이용한 펀치가 되지 못하고 양팔로만 공격하는 소극적인 자세로 담력보강이 시급하다」고 지적됐다.
또 동메달에 그친 전진철은 「게임운영에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담력이 부족한 관계로 자기의 테크닉을 십분 발휘하지 못한 것」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신체특성상의 이점을 살리지 못한 대표적인 케이스는 라이트미들급의 나홍진(경희대).
나는 1회전에서 맞붙은 인도네시아선수에게 우세한 신장을 살려 왼손 잽과 스트레이트로 많은 점수를 땄으나 2회 들어 침착성을 잃고 무모한 타격 전을 벌인 끝에 훅을 맞고 RSC패하고 말았다.
82년 뉴델리대회 금메달리스트로 이번 북경대회에서는 동메달에 그친 라이트헤비급의 홍기호(청주복싱) 또한 키가 작은 신체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정면공격을 펴다 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자신의 복싱스타일에 필요한 기술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금메달문턱에서 분루를 삼킨 선수로는 밴텀급의 황경섭과 페더급의 진명돌(이상 상무).
이외에 뛰어난 펀치력에도 불구 1회전에서 고배를 마신 미들급의 정동환(상무)은 지나친 자신감이 수비 부재를 불러 화를 자초한 케이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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