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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여왕 장례식 정상들 버스탈 때, 바이든만 '비스트' 탄다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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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영국 정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에게 모처에 모여 버스를 타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예외적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용차를 이용하는 특권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도착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 차량. AFP=연합뉴스

지난 11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도착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 차량. 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에는 각국에서 온 100여 명의 국가 정상과 왕, 여왕 등이 참석한다. 1965년 영국 윈스턴 처칠의 장례식 이후 외국의 정상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행사다. 장례식의 원활한 진행과 외빈들의 요구 사이에서 영국 정부는 애를 먹고 있다.

지난 10일 영국 당국은 각국에 보낸 안내문을 통해 ‘장례식에 참석하는 정상들은 전용기가 아닌 상업용 항공을 이용하고 장례식장까지는 런던 서쪽의 한 장소에 모여 버스로 함께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12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영국 외무부가 각국에 보낸 조문 이동 안내문과 관련해 “지도자들에 대한 방식은 다를 것”이라며 해당 문서는 단순 지침용이라고 말했다.

13일 영국 런던에서 장례식 예행연습을 하고 있는 행렬. 로이터=연합뉴스

13일 영국 런던에서 장례식 예행연습을 하고 있는 행렬.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통령은 경호상의 이유로 ‘비스트’(Beast·야수)라는 별명이 붙은 전용 캐딜락 리무진으로 이동하는 것이 허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은 보통 해외 순방 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탄다. 미국의 보안전문가이자 전직 비밀 요원인 티모시밀러는 가디언에 "미 대통령은 절대로 상업용 비행기나 버스를 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타임스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루히토 일본 천왕, 허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 다른 세계 정상들도 안보적 고려에 따라 자체 교통수단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참석이 확정됐거나 유력한 인사로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뉴질랜드·캐나다·호주 총리 등 영연방 국가 총리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국제기구 수장, 일본·스페인·벨기에·스웨덴·네덜란드 등의 군주가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참석 여부가 불확실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의를 표하기는 했으나 장례식에는 불참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 전직은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장례식 후에는 두 개의 리셉션이 각각 다른 장소에서 열린다. 찰스 3세의 주최로 윈저성에서 열리는 리셉션에는 영 연방의 정상과 주요국 정상이 영국 왕실과 함께 참석한다. 처치 하우스에서 열리는 리셉션에는 다른 나라 정상과 영국 각료 등이 참석한다.

장례식에 오는 각국 정상 가운데 상당수는 이튿날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7차 유엔총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영 정부는 상업용 비행기 이용을 당부했지만, 적지 않은 인원이 전용기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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