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플레저 인기…식단 관리는 놀이하듯, 간편식도 건강하게 [쿠킹]

중앙일보

입력 2022.09.13 10:55

건강관리 공식이 바뀌었다. 한때는 나이가 들거나 병을 앓은 이후에야 건강을 관리하는 게 보편적이었지만, 코로나 19 이후로 젊은 사람들도 건강한 삶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건강도 일종의 자기계발이라 생각하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몸을 돌보고 가꾸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으며, 건강관리는 “쉽고 재미있고 실천 가능”하게 변모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병장수를 위해 힘들고 엄격하게 관리하는 게 아니라, 행복한 내 모습을 찾아가는 지속가능한 자기 관리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헬시플레저(Health Pleasure)’다. 건강관리가 즐거워진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헬시플레저 트렌드 ‘단백질의 부상’

닭가슴살, 소고기, 연어, 달걀, 우유, 콩과 견과류는 대표적인 고단백 식품이다. 사진 freepik

닭가슴살, 소고기, 연어, 달걀, 우유, 콩과 견과류는 대표적인 고단백 식품이다. 사진 freepik

건강관리에 있어 식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또 ‘건강’과 ‘식품’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위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다이어트’다. 서울대 푸드 비즈니스 랩(이하 푸드비즈랩)의 문정훈 교수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당연히 ‘건강’이다. 이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강은 체중 관리와 뷰티의 이미지가 강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2020년 재택근무와 원격학습이 늘고 외부활동이 줄자 ‘코로나 비만’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비만율의 증가 폭이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한다. 서울대 푸드비즈랩 연구팀이 2021년 10월 28일~11월 1일에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이후 변화한 섭취 영양소 및 단백질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는데, “코로나 19 이후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줄이고자 하는 행동이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다.

바뀐 식생활의 필수 아이템 ‘간편식’

한 그릇에 각종 영양소를 균형 있게 담아낸 원 디시 푸드, 사진 freepik

한 그릇에 각종 영양소를 균형 있게 담아낸 원 디시 푸드, 사진 freepik

요즘 사람들은 ‘원 디시 푸드(One dish food)’에 익숙하다. 밥과 국, 반찬을 늘어놓은 식사가 맛있는 줄은 알지만, 그걸 일상적인 식사법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문정훈 교수는 “간편식 한 개, 떡볶이 한 그릇, 구운 고기만으로도 사람들은 한 끼를 잘 먹었다고 받아들인다”고 설명한다. 이런 식생활을 반영하듯 간편식 시장은 최근 크게 성장했다.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이라고도 하는데 바로 섭취하거나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쳐 식사로 대용하는 식품을 뜻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에 의하면, 간편식 중에서도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치는 즉석조리식품의 국내 시장 규모(2020년 출하액 기준)는 2조1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7%, 2016년 대비 145.3%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2 식품 외식산업 7대 이슈’는 가정간편식의 성장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고 장기화함에 따라 식생활에서 간편 지향 경향이 강세를 나타냈다. 외식이 감소하는 대신 가정식이 확대되고 다양화, 고급화, 건강지향이 간편식 트렌드에 반영되면서 간편식이 식생활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됐다.” 보고서의 설명대로, 간편식의 이미지는 예전과 사뭇 다르다. ‘몸에 좋지 않은’ 식품이 아니라, 종류가 많고 간편하며 건강에도 좋고 맛있다는 인식이다.

단백질도 간편식으로 섭취하는 편리한 시대

세계 즉석조리식품 시장의 글로벌 트렌드는 ’편리함 추구‘ ’건강에 관한 관심‘ ’새로운 맛 추구‘라고 한다. 국내 역시 비슷한 트렌드를 보이며 ’건강 간편식‘이 주목받고 있다. 당연히 맛도 좋아야 한다. 글로벌리서치가 2021년 8월 10~11일에 20대 이상 남녀 780명을 조사한 결과, 단백질 제품 구매 시 고려하는 요인 1순위는 ‘맛(35.1%, 중복 응답)’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30대(20대 23.9%, 30대 11.2%)일수록 맛에 민감하다.

단백질 등 주요 영양소를 맛있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 건강 간편식 '테이스틴'. 사진 종근당건강

단백질 등 주요 영양소를 맛있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 건강 간편식 '테이스틴'. 사진 종근당건강

이처럼 영양 성분에 맛까지 좋은 간편식을 찾는 사람이 늘자, 관련 상품들도 늘고 있다. ’테이스틴(tasty’n)‘이 좋은 예다. 테이스틴은 건강기능식품을 주로 선보여온 ‘종근당건강’이 새롭게 만든 건강 간편식 브랜드다. 마케팅팀의 최현호 팀장은 테이스틴을 론칭한 배경으로 “건강을 목적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사람들부터 근육 강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까지, 단백질은 다양한 소비자에게 필수 영양소로 인식돼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포함한 여러 영양소를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건강 간편식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테이스틴은 강민구·신창호 등 미쉐린 스타 셰프들이 레시피 설계에 참여해 맛을 차별화했다. 여기에 영양학 전문가 임경숙 교수에게 균형 잡힌 영양 성분을 검증받았다. ‘단백질 다이닝밀’ ‘단백질 브리또’ ‘단백질 곤약밥’ 같은 HMR부터 ‘단백질 구이칩’ ‘단백질칩’ 같은 CMR(convenient meal replacement, 데우거나 조리하지 않고 먹는 식품)까지, 종류가 다양해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고를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식사만으로는 채우기 힘든 1일 단백질 섭취량을 채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예를 들어 단백질 다이닝밀은 가공 과정을 최소화한 원물 유래 단백질 15~25g을 주 영양소로 하고 있다.

식단 기록도 놀이처럼

식사 사진을 SNS에 공유함으로써 즐겁게 식단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 freepik

식사 사진을 SNS에 공유함으로써 즐겁게 식단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 freepik

즐겁게 먹는 것만큼, 관리할 때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과거 지루했던 식단 기록은 이제 놀이가 됐다. 먹은 것을 모두 수치로 표기하는 칼로리 계산이 아닌, 게임처럼 즐긴다. SNS에 자신의 식단을 공개함으로써 다이어트 의지를 다지고, 식단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재미를 얻는다. 실제로 체중관리 앱 ‘밀리그램’에는 칼로리 기록란이 없다. 대신 식단을 사진으로 남긴다.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 기반의 쉽고 직관적인 기록을 통해 식단관리를 할 수 있다. 끼니마다 칼로리를 기록하기란 매우 번거롭지만, 식사 전 음식 사진을 찍는 행위는 MZ세대에 매우 익숙한 관례이자 놀이라는 포인트를 공략한 것이다.

밀리그램은 식단 사진을 촬영한 시간으로 식사 시간이 자동 입력된다. 사진 밀리그램

밀리그램은 식단 사진을 촬영한 시간으로 식사 시간이 자동 입력된다. 사진 밀리그램

MZ세대의 대표적인 취미인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와 식단기록을 연결한 서비스도 인기다. 다이어트 일기 앱 ‘빼다(bbeda)’는 사용자가 식단을 매일 한장의 카드로 기록하게 하는데, 카드를 꾸밀 수 있는 속지와 폰트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사용자는 일기를 꾸미고 SNS에 공유하는 재미로 매 끼니를 꾸준히 기록해간다.

이세라 쿠킹 객원기자, 황희원 인턴기자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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