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IPEF 첫 대면회의로 中견제 '공급망 강화' 시동…韓도 참석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東京) 이즈미 가든 갤러리에서 화상으로 열린 인도ㆍ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東京) 이즈미 가든 갤러리에서 화상으로 열린 인도ㆍ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결성한 통상 협의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회의가 처음으로 미국에서 대면으로 개최된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참가국들과 함께 식량·공산품 등과 관련한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고 글로벌 무역 규범에 바탕한 경제 질서를 구축하자고 강조하며 중국에 대한 견제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낼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8~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IPEF 장관급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IPEF 출범 후 이뤄지는 첫 대면 장관회의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공동으로 회의를 주최한다.

미국이 주도한 경제통상 플랫폼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는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총 14개국이 회원국이다. 사진 블룸버그 캡처

미국이 주도한 경제통상 플랫폼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는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총 14개국이 회원국이다. 사진 블룸버그 캡처

IPEF는 미국이 주도해 지난 5월 출범시킨 새 경제 통상 플랫폼이다. 회원국은 14개로 미국 이외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인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그리고 태평양 도서국인 피지가 참여하고 있다. 참가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합하면 전 세계 GDP의 약 40%가 된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의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해,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경제산업상 등 14개국 관련 장관이 모두 참석한다.

“공동선언문에 中 견제 표현 다수 들어갈 것”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東京) 이즈미 가든 갤러리에서 화상에서 열린 인도ㆍ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화상으로 14개 참가국 정상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東京) 이즈미 가든 갤러리에서 화상에서 열린 인도ㆍ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화상으로 14개 참가국 정상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14개 참가국은 이번 회의에서 공식 협상 개시를 앞두고 IPEF 4대 의제인 ▶무역 ▶공급망 ▶청정경제 ▶공정경제 등의 협상 범위와 의제를 논의한다. 회원국들은 각국의 관심사와 참여 협상 분야 등을 공유하고, 정식 협상을 개시한다고 선언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지난 2일 IPEF 장관회의 공동성명문에 14개 참가국들이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공급망 강화, 경제 안보 협력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대면회의에선 “국제적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반도체·의료기기 등 필수 공급재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대 무역국인데…中 배제 꺼리는 참가국들

지난 7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에 정박중인 컨테이너선의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7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에 정박중인 컨테이너선의 모습. AFP=연합뉴스

하지만 첫 대면 회의 이후 IPEF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불확실하다. 참가국 대부분이 중국과 밀접한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미국이 의도하는 노골적인 중국 견제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일부 참가국은 자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인 중국을 배제하는 협정에 서명하길 꺼려한다”며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이 IPEF에 참여할 여지를 열어둘 것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도 블룸버그에 “IPEF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양자택일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디지털 무역 분야와 노동, 환경 등에서 미국이 제안하는 높은 수준의 무역 규범을 제정하는 것도 합의까진 쉽지 않은 과정이 예상된다. 아세안 등 일부 국가는 규범 적용에 유예기간을 설정하는 등 유연한 규범 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FTA만큼 매력 없어…바이든 IPEF 제안 빈약”

미국 시장이 좀 더 개방되기를 기대하는 회원국들로선 IPEF에 당장 큰 매력을 느낄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 자유무역협정(FTA)과 달리 관세 인하·철폐가 협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블룸버그는 “IPEF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7년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참여하는 가장 중요한 경제 협의체”라면서도 “미국 내 정치권 반대로 인해 관세인하·철폐가 어려운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IPEF 제안은 빈약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