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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재명 대표 첫 통화 “빨리 만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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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30일 전화통화를 했다.

이날 통화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예고 없이 이뤄졌다. 이 대표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이 수석이 “윤 대통령이 통화를 원한다”고 했고, 이 대표가 흔쾌히 “좋다”고 답하면서 3분 남짓 통화가 성사됐다. 예방 후 이 수석은 “통화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만날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말을 나눴다. ‘앞으로 자주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지난 28일 영수회담을 제안한 지 이틀 만에 두 사람의 통화가 먼저 성사된 셈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는 (통화에서) ‘가능한 한 빨리 형식과 절차 없이 만났으면 좋겠다’며 ‘최대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회동과 관련해 “이 대표는 오늘 영수회담을 하자는 말을 충분히 전달했으니 대통령실에서 얘기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했다.

통화에선 여러 덕담도 오갔다. 윤 대통령은 먼저 이 대표에게 “취임을 축하한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어 양측은 “민생 입법 관련해서 협조하자”는 말도 나눴다고 한다.

대통령실 “여야 당 대표들과 함께” 야당 “일대일 회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30일 국회 대표실을 예방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인사하고 있다. 이 수석은 이 대표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30일 국회 대표실을 예방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인사하고 있다. 이 수석은 이 대표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안부도 화제였다. 이 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전날 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자택을 방문한 이 대표에게 문 전 대통령 부부의 안부를 묻자 이 대표가 “(윤 대통령께서) 집회 문제를 해결해 주셔서 마을이 조용해져 분위기가 좋았다”고 답했다.

통화는 순조로웠으나, 실제 두 사람의 회동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거란 관측이 많다. 무엇보다 양측이 그리는 회동의 성격부터 큰 차이가 있어서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전당대회 직후 수락 연설부터 ‘영수회담’이란 단어를 고집하고 있다. 양 진영을 대표하는 지도자 자격으로 일대일로 만나자는 취지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여야 당 대표님들과 좋은 자리를 만들어 모시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다자 회동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 수석도 “‘영수’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 여야 당 대표와의 만남 정도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선 이 대표가 연일 영수회담을 거론하는 데 대한 불쾌감도 적지 않다. 이 대표가 대통령과 나란히 앉은 자리에서 자신에 대한 각종 수사 상황을 언급할 경우 ‘방탄용 회동’이 될 거란 예상 때문이다.

다만 회동 성사 가능성도 없진 않다. 정부·여당 입장에선 169석 야당의 협조 없이는 내년도 예산안 및 중점 법안 통과가 쉽지 않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민생 성과를 이루려면 정부 협조가 필요하다.

이 대표는 당 대표 경선 기간에 경쟁했던 강훈식·박용진 의원과 이날 오찬·만찬 회동을 이어가는 한편 당 지도부 인선에도 속도를 냈다. 이 대표는 사무총장 기용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5선의 조정식 의원을 만나 의향을 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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