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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마무리 정해영 "감독님이 제일 자신있는 공 던지라고 했다"

중앙일보

입력

2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투구하는 KIA 마무리 정해영. 사진 KIA 타이거즈

2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투구하는 KIA 마무리 정해영. 사진 KIA 타이거즈

KIA 마무리 정해영(21)이 이틀 연속 구원 실패의 위기를 벗어났다. 좌익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도움을 받아 승리를 지켰다.

정해영은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10-9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랐으나 2사 만루에 몰렸고, 키움 전병우에게 끝내기 2루타를 맞았다. 필승 조 장현식과 전상현이 빠진 상황에서 먼저 1군에 돌아왔으나 복귀전에서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김종국 감독은 25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해영이가 미안해 할 필요 없다. 지금까지 마무리로 잘 해줬다"고 격려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선발 이의리가 6이닝 무실점하고 난 뒤, 김종국 감독은 1-0 리드를 지키기 위해 구원투수 5명을 7회부터 쏟아부었다. 그리고 8회 2사엔 정해영을 조금 일찍 등판시켰다.

정해영은 오지환에게 안타를 줬으나 로벨 가르시아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9회 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은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내야안타를 줬다. 자신 쪽으로 향한 타구를 잡지 못했다. 그래도 다음 타자 문보경을 처리했다. 희생번트 타구가 떴고, 문성주의 2루 진루도 막았다.

하지만 또다시 안타를 맞았다. 유강남이 친 타구가 먹혔지만, 우익수 앞에 떨어졌다. 동점 주자에 이어 역전주자까지 내보냈다. 전날 패배가 머리 속에 떠오를 법 했다. 김종국 감독은 마운드로 향해 내야수들까지 모두 불러모았다.

다음 타자 홍창기는 정해영의 시속 146㎞ 직구를 그대로 받아쳤다. 좌중간으로 향한 타구가 빠진다면 그대로 역전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좌익수 소크라테스가 몸을 날렸고, 공은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다.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하던 2루주자 문성주는 돌아오지 못했고, 소크라테스는 2루로 송구해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1-0 경기 종료.

25일 잠실 LG 트윈스전 9회 1사 1, 2루에서 다이빙 캐치를 해낸 KIA 소크라테스 사진 KIA 타이거즈

25일 잠실 LG 트윈스전 9회 1사 1, 2루에서 다이빙 캐치를 해낸 KIA 소크라테스 사진 KIA 타이거즈

정해영은 "코치님께서 말씀해주셔서 조기 등판을 준비했다. 너무 간절했다. 힘들어서 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전날 정해영이 전병우를 상대로 던진 공 5개 중 4개는 변화구였다. 정해영은 "코치님이 맞더라도 직구를 던지다 맞는 게 낫다. 그런 상황에선 제일 자신있는 공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서재응 코치와 정해영의 선택은 맞았다. 정해영은 "포수 한승택 형도 높게 보고 직구로 던졌는데 맞자마자 '아, 또 끝내기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가 잡아줘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타구가 날아가는 순간)오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 맞으면 팬들이 많이 오셨는데… 소크라테스가 잡아서 놀랍고, 고마웠다"고 했다.

25일 경기 9회 마운드에 올라 정해영을 격려한 김종국 KIA 감독. 연합뉴스

25일 경기 9회 마운드에 올라 정해영을 격려한 김종국 KIA 감독. 연합뉴스

김종국 감독은 경기 뒤 "모든 승리가 소중하지만 오늘 승리는 특히 팀에 큰 의미가 있을 거 같다. 9회 말엔 정해영에게 야수들을 믿고 자신있는 구종을 던지라고 주문했다"고 했다.

정해영이 던질 때 김종국 감독이 마운드에 오른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위기였고, 김 감독은 정해영에게 힘을 실어주려 했다. 정해영은 "감독님도 제일 자신 있는 공을 던지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나가면서 더 열심히 던져야 한다"고 했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야 하는 게 클로저의 숙명이다. 정해영은 "나는 마무리 투수고, 경기를 마무리지어야 하기 떄문에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생각하려고 한다. 오늘 계기로 더 풀릴 듯하다.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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