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해만 세 번… 끝내주는 남자 키움 전병우

중앙일보

입력

4월 3일 롯데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전병우. 사진 키움 히어로즈

4월 3일 롯데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전병우. 사진 키움 히어로즈

끝낼 때는 끝낸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전병우(30)가 올 시즌에만 세 차례 끝내기를 기록하며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기를 2위로 마친 키움은 요즘 위기를 맞았다. 한때는 선두 SSG 랜더스를 1.5경기 차까지 추격했지만 어느덧 LG 트윈스에게 2위를 내주고, KT 위즈에게까지 추월당했다. 24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내준다면 4위 자리 마저도 안심할 수 없었다.

무려 네 차례 역전을 주고받은 9회 말 스코어는 10-9. KIA는 이날 부상에서 돌아온 마무리 정해영을 올려 승리를 굳히려 했다. 키움은 이정후가 볼넷을 골랐으나 2사 1루까지 몰렸다. 그러나 김혜성의 볼넷, 김태진의 안타로 만루를 만들었다. 대수비로 들어간 전병우가 타석에 섰다.

전병우는 초구와 2구 모두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각각 헛스윙과 파울이 됐다. 정해영은 유인구 2개를 연달아 던졌으나 잘 참았다. 그리고 5구째 변화구를 잡아당겨 좌익수 키를 넘겼다.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키움은 11-10 역전승을 거뒀다. 6연패에서 벗어나는 귀중한 끝내기 안타였다.

24일 11-10 승리를 이끈 뒤 동료들로부터 물 세례를 받는 전병우. 사진 키움 히어로즈

24일 11-10 승리를 이끈 뒤 동료들로부터 물 세례를 받는 전병우. 사진 키움 히어로즈

경기 뒤 만난 전병우의 표정은 온 세상을 얻은 것 같았다. 그는 "2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스윙 타이밍이 맞았다. 그래서 가운데만 바라보고 휘둘렀다"고 웃었다. 맞는 순간 "외야수를 넘길 것 같다고 생각했다. 확실하게 손에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전병우는 지난 4월 3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는 3-3으로 맞선 연장 10회 말 끝내기 안타를 쳤다. 팀의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열흘 뒤 NC 다이노스전에선 10회 말 1사 1, 3루에서 우익수 뜬공을 쳤으나 3루주자가 홈에서 아웃돼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6월 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1사 만루에서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끝내기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또다시 온 기회를 살려 세 번째 끝내기의 주인공이 됐다.

전병우는 2020시즌 롯데 자이언츠에서 트레이드돼 영웅 군단에 합류했다. 쏠쏠한 활약을 펼쳐 1군 붙박이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극심한 타격 부진(타율 0.187, 6홈런)에 시달렸고, 올해도 신예선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가면서 222타석 밖에 서지 못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엔 능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키움 팀 내에서 하이 레버리지(중요한 순간) 성적은 이정후와 이용규 다음으로 전병우가 좋다.

전병우의 한 방이 의미있었던 건 연패였던 상황을 타개했기 때문이다. 전병우는 "(연패 중이었지만) 선수들 모두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자고 다짐하며 경기에 나섰다"며 팀원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