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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길] 노천 카페촌 … 차가운 빌딩 숲 사이로 푸근한 테라스 카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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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분당에는 '청자동'이란 거리가 있다. 그런데 행정지도에는 아무리 찾아도 이런 지명은 없다. 그냥 정자동만 있을 뿐이다. 알고 보니 '청담동+정자동'해서 청자동이 됐다고 한다. '분당의 청담동'이란 뜻이다. 말 그대로였다. 이곳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몰려 있다. 고층 빌딩의 차가운 벽 사이로 유럽풍의 거리가 펼쳐져 있다. 느낌부터 다르다.

파라곤과 상떼뷰리젠시가 마주하면서 생겨난 일직선의 거리다. 목조 테라스가 딸린 노천카페와 그림 같은 레스토랑들이 속속 생기면서 '신 카페거리'가 꾸려졌다. 정자동은 분명 청담동과 다르다. 파라곤과 상떼뷰리젠시의 1층 상가에 생긴 카페들이라 입지 조건부터 차이가 난다.

매장 앞에는 약속이나 한 듯이 푸른 식물이 자란다. 줄줄이 연결되는 카페, 이어서 달리는 푸르름. 그 느낌이 좋다. 매장 앞에는 어김없이 테라스가 꾸려져 있다. 테라스가 없는 매장이 없을 정도다. 테라스와 푸른 식물, 그 위로 흐르는 산뜻함과 편안함이 정자동 카페거리의 매력이다. 날씨가 쌀쌀해도 걱정이 없다. 테라스에는 히터가 놓이고 손님들에겐 무릎 담요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햇볕이 좋은 점심 나절에는 테라스가 늘 만원이다.

이 거리에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수다를 떠는 사람들, 정말 유럽 영화에서 보던 풍경들과 너무 닮았다. 홍대의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알리오(Aglio)와 청담동에 있는 하루에, 아마폴라 델리 등이 눈에 띈다. 특히 하루에와 아마폴라 델리는 드라마와 CF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드라마 '궁'과 SK주유소, 라끄베르, 비타500 광고 등을 자세히 보면 정자동 카페임을 알 수 있다.

'G Coffee'는 바삭하고 겹겹이 층이 나뉜 파이에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을 얹어 구워내는 에그타르트가 맛있다. 길을 좀 더 걸으면 패션숍들도 눈에 띈다. 구두디자이너 최정인의 세컨브랜드인 '향'도 카페거리에 상륙했다. 압구정의 Shopaholic, 이탈리아와 홍콩에서 직수입한 명품브랜드를 판매하는 멀티숍 BCBG look도 보인다.

정자동 카페거리는 동네에 생겨난 거리다. 그러다보니 외지사람들보다는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브런치를 즐기는 주부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들은 계절 따라 인테리어숍에 들러 침구를 맞추고 거리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쇼핑을 한다. 정자동 카페거리는 느긋한 여유와 활력이 넘쳐나는 곳이다. 화려하지만 삭막한 청담동이 부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템포 늦게' 그게 정자동의 매력이기도 하다. 색색으로 물든 가을 단풍과 한적한 도로, 향기로운 커피 한 잔에 '짧은 휴가'를 만끽할 수 있다.

정수윤(프리랜서)

◆녹차 전문점 티샵

세 가지 녹차를 판매한다. 4월 20일께인'곡우' 이전에 수확한 '우전'이 맛과 향이 가장 좋다고 한다. 세작.중작이 뒤를 잇는다. 통에 담아 판매하는 녹차는 선물용으로도 좋다. 우전 7000원, 세작 6000원, 오전 10시~자정, 031-726-0689.

◆카페 하루에

과일을 듬뿍 얹은 달콤한 와플파이와 코끝을 감싸는 쌉싸래한 커피향이 그립다면 하루에를 찾을 일이다. 동행이 없어도 좋다. 혼자 노천카페에 앉아 여유를 부려 보는 것도 해 볼 만한 일이다. 카페모카 8000원, 오전 11시~오후 11시, 031-719-9934.

◆케이크 전문점 아마폴라 델리

정자동 카페골목에 처음 테라스를 만든 아마폴라 델리. 오전 7시부터 문을 연다. 모닝 세트로 샌드위치와 커피를 판다. 자연스러운 목조데크와 하얀 파라솔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테라스에는 밤에도 사람이 붐빈다. 허브빵 4000원, 카페모카 4500원, 오전 7시~밤12시, 031-711-3155.

◆퓨전 홍콩요리집 블루차이나

카페골목을 가득 메운 각종 델리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사이에 숨은 퓨전 홍콩요리집. 가격은 비싸지만 신선한 재료와 천연조미료를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덕분에 느끼함이 덜하고 음식의 향과 맛이 자연스럽다. 사천쇠고기 탕수육 2만8000원, 하얀 짬뽕 7000원,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031-605-5000.

‘커피지인’의 핸드메이드 와풀

◆카페 커피지인

아늑한 카페 내부를 감싸는 은은한 원두커피 향이 매력적이다. 이곳의 커피는 일주일에 세 번 직접 로스팅을 한다. 12종류의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비오는 날 더욱 매력적인 장소. 아메리카노 6000원, 아이스커피 7000원, 오전 11시~오후 11시, 031-711-7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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