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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김동주 끝내기 안타, 장충고 8강 티켓 거머쥐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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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 포수 김동주. 김효경 기자

장충고 포수 김동주. 김효경 기자

두 번은 놓치지 않았다. 장충고 포수 김동주(18)가 끝내기 안타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장충고는 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인천고와의 16강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5-4로 이겼다. 장충고는 올해 열린 전국 대회에서 모두 8강 안에 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장충고는 1회부터 기회를 잡았다. 정원식이 희생플라이를 친 뒤 폭투로 2루까지 갔다. 계기범 인천고 감독은 곧바로 선발 정성현을 내리고 에이스 이호성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호성은 볼넷과 몸맞는공으로 1사 만루를 허용했다. 장충고 5번 타자 김동주는 2구째를 때렸고, 우익수 플라이로 선제점을 만들었다.

장충고는 3회 말 추가득점에 성공했다. 정준영이 2루타를 치고 나갔고, 이민준이 변화구를 받아쳐 적시타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호성이 병살타를 이끌어내 추가실점을 막았다.

인천고는 6회 초 반격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김신이 2루타를 쳤고, 조국의 2루 땅볼로 1사 3루가 됐다. 이어 이충민이 적시타를 쳐 한 점을 따라붙었다. 장충고는 8회 1점을 추가했다. 2사 이후 이민준, 김준엽, 김동주가 연속 안타를 쳐 3-1로 달아났다.

인천고의 추격은 끈질겼다. 9회 김준원이 장충고 유격수 유비의 실책으로 출루했고, 임영기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외야수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김준원이 홈을 밟았고, 임영기는 3루까지 도달했다. 장충고는 에이스 이진하를 투입했지만, 정상훈에게 우익수 뜬공을 허용하면서 임영기가 득점했다. 3-3 동점.

인천고는 승부치기 연장 10회 초 큰 기회를 잡았다. 장충고 김동주의 2루 송구가 벗어나면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김신이 투구에 맞으면서 무사 만루. 조국은 2루 땅볼을 쳤고, 3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그러나 2루주자 배인혁이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다 아웃됐다. 치명적인 실수. 후속타자 이충민이 안타를 쳤지만, 결국 추가점은 뽑지 못했다.

장충고도 10회 말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김동주. 1회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10회 초 수비에서도 실수했던 김동주에겐 만회할 수 있는 기회였다. 김동주는 인천고 김택연의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를 때려 좌중간으로 날렸다. 2타점 끝내기 안타. 김동주는 4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려 팀을 준준결승에 올려놓았다.

경기 뒤 만난 김동주는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마지막 타석에서 부담이 컸다. 앞선 세 타석에서 다소 무책임한 스윙을 했고, 수비에서도 공을 빠트렸다. 깔려있는 판이니까 무조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배트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장충고는 올해 첫 전국대회인 이마트배에서 준우승했고, 청룡기에선 4강까지 갔다. 그러나 힘이 조금 부쳐 우승컵은 들어올리지 못했다. 김동주는 "많이 아쉬웠는데 이번엔 무조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사촌형들의 영향으로 야구를 시작한 김동주는 처음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다. 그는 "감독님께서 '너는 공을 무서워하지 않으니 포수를 해보라'고 추천해주셨다. 몸은 힘들지만 정말 재밌는 포지션이다. 끝까지 포수로서 활약하고 싶다"고 했다.

장충고 포수 김동주. 김효경 기자

장충고 포수 김동주. 김효경 기자

올해 고교야구에선 좋은 포수 자원이 많다. 김동주 역시 프로팀으로부터 관심을 받는다. 김동주는 "(두산에서 뛴 김동주와 같은)이름 때문에 '두목곰'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웃으며 "프로를 벌써 생각하면 건방진 것 같다. 겸손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한 뒤 프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민수 장충고 감독은 "인천고 이호성이 워낙 잘 던졌다. 여러 가지 작전을 준비했으나 쉽지 않았다. 9회 수비가 조금 아쉬웠지만, 에이스 이진하가 잘 막아줬다"고 말했다. 송 감독은 "두 번째 투수로 준비했다가,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동점을 내줬지만, 선수들이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경기를 뒤집었다"고 말했다.

이진하는 "위기 상황에서 등판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약간 긴장됐지만 잘 막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됐기 때문에 대통령배가 마지막이다. 우승까지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충고는 9일 공주고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선발 신윤호, 황준서, 육선엽, 이진하가 모두 60개 이내를 투구해 등판할 수 있다. 송민수 감독은 "모든 투수들이 투구 제한에 걸리지 않은 상황이다. 다음 경기에서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고는 마지막까지 추격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16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호성은 2회전 율곡고와 경기에서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한데 이어 이날도 6과 3분의 2이닝 1실점 역투했지만, 패배는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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