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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300그루에 53m 초대형 미디어월…6일 문여는 광화문광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광화문을 중심으로 왼쪽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벽에 초대형 미디어 캔버스가 반짝였다. 광화문광장 가운데선 큐브 모양의 유리 구조체(미디어 글라스)가, 광장 오른쪽 세종문화회관 영상 창에선 다양한 영상 콘텐트가 일제히 상영 중이었다. 오는 6일 재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 모습은 한마디로 '디지털 현대도시'를 재현한 듯했다.

지난 1일 오후 8시쯤 재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퇴근 시간이 훌쩍 넘어 어둑어둑해진 시간이었지만 막바지 공사로 분주했다. 건설 자재 파편을 치우던 현장 관계자는 “개장이 얼마 남지 않아 정신없이 바쁘다”며 “마지막으로 바닥 조명을 설치하고 분수대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대왕상 뒤편에 새롭게 자리 잡은 미디어 글라스는 이날 저녁 8시부터 세 시간 동안 시범 운영했다. 가로 4.8m 세로 3.35m 크기의 패널은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보여줬다.

이날 광화문광장을 지나가던 시민 이모씨는 “(시범운영인만큼) 화면이 일부 안 보이긴 했지만, 미디어 글라스가 완공되면 세종이야기·이순신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이 볼 것 같다”고 말했다.

1일 해치마당 진입로 벽면에서 시범운영 중인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이수민 기자

1일 해치마당 진입로 벽면에서 시범운영 중인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이수민 기자

가로 4.8m 세로 3.35m 크기의 미디어 글라스가 1일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이수민 기자

가로 4.8m 세로 3.35m 크기의 미디어 글라스가 1일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이수민 기자

광화문광장은 오세훈 시장 첫 임기 때인 2009년 완공했다. 하지만 보행로가 좁고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때문에 약 815억원을 투입해 2020년 연말 재구조화 작업에 착수했다.
달라진 광화문광장은 종전보다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한 느낌이다. 35m였던 광장 폭을 60m로 확대하고, 1만8840㎡였던 총면적을 4만300㎡로 키운 덕분이다.

기존 광장은 광화문 방면 6차로와 시청 방면 6차로 사이에 놓여 있었다. 12차로를 오가는 차량과 소음 사이에 일종의 섬처럼 광장이 끼어 있어 개방감은 있었지만, 휴식 장소로는 부적합했다.

하지만 새로 단장한 광화문광장은 상대적으로 공간이 편안해진 느낌을 줬다. 12차선이었던 차로를 6차로로 축소하면서 남는 공간을 보행로와 광장으로 만들었다. 광장 한편으로만 차량 통행이 가능하다.

새단장한 광화문광장 곳곳에 자리 잡은 300그루의 나무가 도심 소음을 막아줬다. 이수민 기자

새단장한 광화문광장 곳곳에 자리 잡은 300그루의 나무가 도심 소음을 막아줬다. 이수민 기자

전체 면적의 4분의 1 가량(9367㎡)을 녹지로 만든 점도 큰 변화였다. 광장 곳곳에 자리 잡은 소나무·느릅나무·느티나무 등 나무 300그루는 도심 소음을 살짝 막아주는 천혜의 벽 역할을 했다. 시민 박모씨는 “녹지가 부족했는데 점심 식사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설렌다”며 “사이사이에 벤치를 좀 더 많이 설치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글분수와 명량분수도 눈에 띄었다. 한글분수는 자음과 모음 형태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이이고, 명량분수는 명량대첩을 기념해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 설치한 분수다.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77개 물줄기가 40m가량 이어지는 터널 분수를 설치했고, 종로공원 앞에는 조선 건국 이래 지금까지 역사를 연도별로 새긴 212m 길이의 역사 물길을 조성했다.

빌딩 숲 조명과 어우러진 미디어월

밤이 되자 주변 빌딩숲과 어우러지면서 광화문광장은 더욱 화려해졌다. 이수민 기자

밤이 되자 주변 빌딩숲과 어우러지면서 광화문광장은 더욱 화려해졌다. 이수민 기자

밤이 되자 광화문광장은 더욱 화려해졌다. 광화문 방면에서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위치한 해치마당 진입로 벽면에서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이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다. 예승·홍유리 작가가 한글 창제 원리를 담은 천지인(天地人)을 모티브로 6개월 동안 제작한 작품이다.

53m 길이에 달하는 초대형 영상 창(미디어월)을 통해 상영하는 고해상도 미디어아트 작품은 광장 주변에 우뚝 솟은 빌딩 숲 조명과 어우러졌다. 서울시청은 광화문을 기준으로 광화문광장 우측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벽면과 좌측 KT빌딩 외벽에 추후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해 다양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장권 서울시청 균형발전본부장은 “정식 개장 이후 미디어월은 600년 전 조선 시대 육조거리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광화문광장의 다양한 모습을 표출할 계획”이라며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하면, 본인이 찍은 사진을 일종의 폴라로이드 사진 형태로 미디어월에서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광화문광장 재개장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세월호 기억공간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공간은 6년 동안 불법 임시건축물 형태로 광화문광장에 자리 잡았다. 이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 과정에서 서울시의회 앞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해당 공간 사용 기간이 끝나 철거 논의를 진행 중이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세월호 기억공간을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에 재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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