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공개행보 나선 김건희 여사, 정조대왕함 진수식 참석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전 울산에서 열린 해군의 차기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KDX-III Batch-II 제1번함)’ 진수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김 여사는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이후 한달 여 만에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안전항해 기원 의식을 한 뒤 장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 의식은 이음줄을 절단해 이와 연결된 샴페인이 선체에 부딪혀 깨짐으로써 액운을 막고 안전한 항해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국내 기술로 설계ㆍ건조한 정조대왕함 진수식이 열렸다. 김 여사는 이날 윤 대통령과 함께 진수식에 참석해 앞줄에 나란히 앉았다. 노란색 원피스 정장에 검은 재킷을 걸치고 왼쪽에는 나토 순방때처럼 태극기 배지를 단 모습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 도끼로 진수선을 자른 뒤 손뼉 치고 있다. 진수선을 자르는 것은 아기의 탯줄을 끊는 것과 같이 새로운 배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19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진수식을 주관한 이래 여성이 의식을 주관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언베일링’ 세리모니로 정조대왕함이 모습을 드러내자 함께 박수를 쳤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이제 우리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의 이지스 구축함을 우리의 기술로 만들게 됐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제1번함인 정조대왕함을 진수하는 뜻깊은 날”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 도끼로 진수선을 자르고 있다. 진수선을 자르는 것은 아기의 탯줄을 끊는 것과 같이 새로운 배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19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진수식을 주관한 이래 여성이 의식을 주관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진수선 절단은 전통적으로 여성이 해온 만큼 김 여사가 맡게 됐다. 김 여사는 사회자의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 함정과 연결된 밧줄을 소형 도끼로 잘랐다. 대통령실은 “진수선 절단은 아기의 탯줄을 끊는 것과 같이 새로운 배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군의 오랜 전통의식”이라며 “19세기 초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최초로 영국 군함의 진수식을 주관하면서부터 여성이 의식을 주관하는 전통이 수립됐고 이 전통에 따라 김 여사가 진수선을 절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 부부는 오색 테이프를 절단해 이와 연결된 샴페인을 함정에 부딪혀 깨뜨리는 안전 항해 의식을 치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는 진수식 행사 전 별도의 자리에서 정조대왕함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곧바로 진수식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국민과 함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위대한 해양강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진수식에는 정부와 군 주요 직위자, 국회의원, 방산ㆍ조선업계 관계자 등 각계 인사 150여 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제1번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 여사는 나토 정상회의 동행 일정을 마치고 지난 1일 귀국한 후 공개행보를 자제해 왔다. 이를 두고 나토 순방에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신모씨가 동행하면서 ‘김 여사 비선수행’ 논란이 불거진 것,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을 맺어 온 신씨가 민간인이지만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적법하게 참여했으며, 김 여사 수행이 아니라 전체 순방 지원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