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첫 초동 밀리언셀러’ 에스파, 빌보드200 3위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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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의 두 번째 미니 음반 '걸스'는 빌보드200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K팝 걸그룹 중에서 두번째 높은 순위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에스파의 두 번째 미니 음반 ‘걸스’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 3위로 처음 진입했다. 본격적인 미국 진출 신호탄을 울린 이번 신보는 역대 걸그룹 선주문, 초동(발매 첫 주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K팝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에스파, K팝 걸그룹 두 번째 빌보드 기록

빌보드는 17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국의 4인조 걸그룹 에스파가 약 5만6000장의 앨범을 판매해 3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블랙핑크가 정규 1집 ‘디 앨범’으로 같은 차트에서 기록한 2위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는 트와이스와 함께 K팝 걸그룹으로는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빌보드에 따르면, 에스파 첫 주 앨범 판매량의 98%는 피지컬(실물) CD였고, 나머지 2%가 디지털 앨범이었다. 빌보드 200은 실물 음반 등 전통적 앨범 판매량,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를 합산해 앨범 소비량 순위를 산정한다.

에스파는 처음부터 미국 진출을 노리고 이번 앨범을 발매했다. 음원 발표 시점은 지난 8일 오후 1시로, 미국 동부 시간 금요일 0시에 맞췄다. 미국 빌보드가 금요일부터 차주 목요일까지 음반 판매량을 집계하기 때문이다.

걸그룹 최초 선주문·초동 ‘밀리언셀러’

에스파는 K팝 걸그룹 최초로 선주문, 초동 판매량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앨범 판매량 기준으로는 이미 역대 걸그룹 신기록을 넘어섰다. 써클차트(옛 가온차트)에 따르면, 에스파 ‘걸스’의 초동 판매량은 142만6487장으로 역대 걸그룹 초동 1위와 함께 K팝 걸그룹 최초 초동 ‘밀리언셀러’(앨범 100만장 판매) 타이틀을 얻었다. 앞서 선주문 수량도 161만장을 기록했다. 걸그룹 이전 최고 기록은 블랙핑크의 ‘디 앨범’으로 선주문 100만장, 누적 판매 수량 130만장을 기록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에스파가 SM의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SM은 아티스트 중에서 보이 그룹은 엔시티(NCT), 걸그룹은 에스파가 세대교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에스파는 여자 아이돌의 수익성이 낮다는 편견을 깨고 상당한 앨범을 판매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K팝 음반 상반기 3500만장 판매

NCT드림 정규 2집의 발매 첫날 판매량의 95%는 해외 팬덤 덕분이다. [사진 SM]

K팝이 글로벌 무대로 시장을 넓히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상반기 K팝 음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6% 성장한 3494만7247장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음반 판매량 1위는 방탄소년단(BTS·452만장)이 기록했다. 2위와 3위는 NCT 드림(398만장)과 세븐틴(272만장), 4~6위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210만장), 스트레이 키즈(207만장), 임영웅(114만장)이 이름을 올렸다. 상반기 앨범 판매량 100만장을 넘긴 가수는 총 8팀으로, 지난해보다 세 팀이 늘어났다.

앨범 판매 급증은 해외 팬덤 덕분이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세븐틴의 정규 4집 ‘페이스 더 선’의 발매 첫날 판매량(140만장)의 73%는 해외 팬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 NCT 드림의 정규 2집 ‘글리치 모드’ 역시 발매 첫날 판매량 중 95%가 해외에서 팔렸다. 써클차트는 이달부터 국내와 해외 판매량을 구분해 발표한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몇 년 전만 해도 K팝은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만 인기일 뿐, 미국·유럽에서는 비주류 음악 장르로 취급되었는데, 팬데믹을 거치며 K팝을 소비하는 지역이 전 세계로 확대됐다”며 “BTS가 미국 시장에 진출에 성공한 이후로 K팝의 잠재력은 놀라울 정도로 커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