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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빅스텝' 밟자 상승한 코스피…이제 관심은 미국 CPI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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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한국은행이 역사상 기준금리를 가장 크게 올렸지만, 주식시장은 '오를 게 올랐다'는 반응을 보이며 상승했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85포인트(0.47%) 오른 2328.6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이날 2324.45에서 출발해 오르내리다 오전 9시 50분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한 뒤 오름폭을 키웠다. 한때 2330선을 넘기도 했다.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끈 건 356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기관이다. 외국인은 한은 발표 이후 매수세를 보이다 오후엔 '팔자'로 돌아서 994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은 256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니터에 이날 코스피와 환율 마감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니터에 이날 코스피와 환율 마감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는 "한국은행 빅스텝 인상 시장 선반영 등으로 금리 인상 직후 원화 강세 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관 매수세 유입돼 3일 만에 코스피가 상승 마감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11일과 12일엔 이틀 연속 지수가 하락했다.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후 지금까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이상 올려본 적이 없다. 앞서 4월과 5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시장에선 물가가 너무 올랐기 때문에 이번에 금통위가 '빅스텝'을 밟지 않을 수 없을 거라 예상해 왔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금리 인상이 단행된 것을 시장은 다행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은 7월 금통위를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했다"며 "인상 결정 배경과 향후 인상 경로가 예상보다 명확해진 점도 채권 강세를 견인했다"고 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처럼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었다며, 이변이 있지 않다면 앞으론 0.25%포인트씩 올리는 게 적절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한은이 '빅스텝'을 또 밟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금리 인상이) 기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과 정책 신중성을 확인했다는 차원에서 시장금리 하락을 연출했다"면서도 "채권시장에 일부 불안요인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이번 0.5%포인트 인상이 만장일치였다는 것은 당장은 물가 이외의 변수를 살필 여유가 없다는 것을 방증한 것"이라며 "당장 물가 부담이 높아지면 금통위 결정에 브레이크가 없을 거라는 걸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날 오후 9시 30분(미 동부시각 오전 8시 30분) 발표될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린다.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지수가 8.8% 올랐을 것으로 보는데 이는 1981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미 5월 지수도 8.6%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물가가 더 크게 오르고 있다면 26~2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매우 큰 폭으로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원화는 이날 4일 만에 강세를 보였다.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5.2원 올라 1306.9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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