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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뱀섬 탈환, 흑해로 가는 샛길 뚫렸다…곡물 운송 숨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크라이나가 흑해 요충지 뱀섬(즈미니섬) 탈환으로 다뉴브강에서 흑해로 통하는 샛길을 열어 이를 통한 곡물 운송이 재개됐다.

11일 우크라이나 다뉴브강~흑해 통로를 이용하고 있는 외국 선박 모습. 우크라이나 해군 페이스북

11일 우크라이나 다뉴브강~흑해 통로를 이용하고 있는 외국 선박 모습. 우크라이나 해군 페이스북

1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해군은 이날 "다뉴브강~흑해 수로를 통해 8척의 외국 선박이 우리 항구에 도착했다"면서 "우크라이나 군이 이 통로를 이용하는 민간 선박의 안전한 곡물 운송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이 통로는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의 국경 경계선인 다뉴브강을 통해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州)에 포함된 다뉴브강 삼각주를 거쳐 흑해로 나간다.

우크라이나 측은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에서 곡물 운송 주요 통로인 흑해로 나가는 길을 뚫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우크라이나 강을 통해 곡물 수출을 부분적으로 회복함으로써 세계 식량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통로는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30일 흑해 요충지인 뱀섬(즈미니섬)을 탈환하면서 열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측 다뉴브강 삼각주는 뱀섬으로부터 서쪽으로 44㎞ 떨어져 있다. 러시아가 개전 초기 뱀섬을 점령한 후, 우크라이나군은 물론 우크라이나를 오가는 민간 선박 이동까지 막았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에 우크라이나 다뉴브강 항구에서 곡물을 실은 외국 선박들은 루마니아 쪽의 다뉴브강에서 흑해로 나가는 술리나 항구를 주로 이용했다. 이로 인해 술리나 항구는 과부화가 걸린 상태다.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5월 술리나 항구를 통과한 선박은 400척으로 지난해 5월(약 130척) 대비 3배로 늘었다.

이렇다 보니 술리나 항구에서 다뉴브강에 있는 우크라이나 항구로 가기까지 7~10일을 기다리는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알라 스토야노바 오데사주 농업정책 부장은 "흑해에서 이 항구에 들어가려는 선박은 160척에 달하지만, 하루에 5~6척만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뱀섬을 차지한 후 민간 선박을 호위할 수 있도록 전력을 정비하자마자 지난 9일 우크라이나쪽 다뉴브강~흑해 통로를 재개했다고 알렸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앞으로 술리나 항구 교통 체증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도 세계 식량위기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부총장은 "흑해 통로가 일부 열린 것은 기쁘지만, 그것만으로는 세계 기아 위협을 극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러시아군이 막고 있는 흑해 주요 항구 봉쇄를 해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남부 최대 항구인 오데사, 마리우폴 등 흑해 주요 항구에서 대형 선박을 통해 수천만t 곡물을 수출했다. 개전 이후 이용하고 있는 육로·수로 수출은 병목 현상과 운송 용량 한계 등으로 획기적인 대안으로는 부족하다.

우크라이나는 흑해를 열기 위해 남부 탈환을 외치고 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10일 더타임스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경제에 필수적인 해안 지역을 러시아로부터 탈환하라고 지시했다"며 서방 무기를 갖춘 100만명 병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점령된 남부 지역 헤르손의 러시아군 탄약고, 지휘소 등에 포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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