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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보다 낮은 尹지지 심상찮다…"이준석 해결돼도 반등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4~8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1일 발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일주일 전보다 2.6%포인트 내린 40.9%, 민주당은 1.5%포인트 오른 41.8%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에 있긴 하지만, 민주당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앞선 것은 지난 3월 5주차 조사(민주당 41.2%·국민의힘 40.4%) 이후 14주 만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5월 1주차에서 49.8%를 찍은 뒤 2주차부터 계속 하락해왔다. 앞서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44.5%)이 국민의힘(41.9%)을 앞선 결과가 나온 적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8일 새벽 발표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결정이 반영된 것이다.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을 앞두고 이 대표가 윤리위 배경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있다고 반격하는 등 당내 혼란 상황도 반영됐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사태’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하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후 직무가 정지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국민의힘 대표의 주차자리가 비어있다. 김상선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후 직무가 정지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국민의힘 대표의 주차자리가 비어있다. 김상선 기자

최근 리얼미터 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밑도는 대목이다. 이날 발표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7.4%포인트 하락한 37.0%를 기록했다. 취임 이후 첫 30%대며,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3.4%포인트 낮은 수치다. 부정평가는 57.0%를 기록했다. 대통령·여당 지지율 역전 현상으로 대통령실 주도로 국정을 운영해왔던 당정 역학 관계도 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출범 초기엔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을 상회하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였던 2017년 7월 1주차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당시 여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은 53.4%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76.6%로 여당보다 20%포인트 넘게 높았다. 문 대통령은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임기 내내 민주당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주도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배 위원은 “과거 정부를 보면 출범 초기엔 지지율의 엔진이 청와대에 있었지, 여의도에 있지 않았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서 실언성 발언을 계속하면서 자신뿐 아니라 여당 지지율마저 끌어내리고 있다. 임기 4~5년 차에나 볼 법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 진영에서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분리해서 평가하기 시작한 것 아닌가 싶다. 윤 대통령을 더 냉정하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내에선 “‘이준석 사태’가 정리되면 지지율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르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하회한다는 것은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 중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라며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기 시작하면 지지율 반등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준석 사태’가 쉽게 정리될 가능성도 작다는 점도 국민의힘의 지지율 반등을 당장 기대하기 힘들게 한다. 지난 8일 오전 이 대표는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뒤 침묵에 들어갔다.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 등 정면 대응을 할 경우 당은 또다시 혼돈 상태로 들어간다. 여기에 고환율·고유가·고물가로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는 부분도 대통령·여당 지지율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여당 의원들은 지지율 위기감이 크다. 이날 오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졌다. 우리 당이 무책임한 모습만 보여왔다”, “어떻게 대응해서 국면을 전환할지 절실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등의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준석 사태’ 수습을 위해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당을 운영하기로 의총에서 결정했다. 대통령실은 실언 논란으로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적되던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중단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여론조사업체 홈페이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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