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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후반전, 지천명의 길잡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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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6호 22면

이번 여름 이 책들과 독서피서

장마와 폭염이 여름을 실감하게 한다. 몸과 마음을 식히는 휴가 생각이 간절해진다. 집이든 피서지든 쉬면서, 재충전하면서 읽기 좋은 책 8권을 본지 출판팀과 교보문고 마케터들이 선정해 소개한다. 의미는 뚜렷하고 부담은 많지 않은 책들이다. 15일부터 8월 14일까지 교보문고 매장에서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오십에 읽는 논어

오십에 읽는 논어

오십에 읽는 논어
최종엽 지음
유노북스

나이 50세를 두고 공자는 ‘지천명’이라고 했다.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앞으로 나아갈 길을 알게 됐다는 의미다. 우리 시대의 50대는 어떨까. 자신 있게 지천명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마도 방황하고 흔들리면서 불안해하는 사람이 더 많을지 모른다. 50대는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던 직장 생활에서 종착점이 보이기 시작하는 때다. 그런데 은퇴 이후, 인생의 후반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는 막막하기만 하다.

이 책은 『논어』의 연구서와는 거리가 있다. 고전의 세부 내용보다는 ‘오십’을 맞은 인생 얘기를 강조한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인생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함께 생각해보자는 차원이다. 저자가 다시 읽어보자고 권하는 책이 바로 『논어』다. 젊은 시절에 읽었던 느낌과는 확실히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저자는 “우연히 접한 낡은 『논어』에서 예상치 못한 통찰력을 얻었다”고 말한다.

공자의 어록을 정리한 『논어』는 때로는 중구난방처럼 말이 왔다 갔다 한다. 오히려 그런 점이 『논어』의 매력이다. 독자가 마음에 드는 구절은 깊이 새기고,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은 슬쩍 넘기면 된다.

예컨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구절이 있다. 나이가 들어도 변함이 없는 공자의 열정이 느껴진다. 여기서 저자는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를 떠올린다. 그러면서 “오십이 되어 반문해 본다. 아직 연탄재처럼 식어버린 것은 아니지만, 지금껏 단 한 번이라도 누구를 위해 그토록 뜨겁게 인생을 불사른 적이 있었던가”라고 묻는다. 이처럼 저자는 『논어』에 나오는 구절을 골라 소개하며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다양하게 풀어간다.

2500년 전 중국 춘추시대 사람인 공자는 실패한 정치가인 동시에 성공한 교육자였다. 생전에는 자기 뜻을 정치적으로 충분히 펼치지 못했다. 공자가 세상을 떠난 뒤 제자들은 공자의 가르침을 정리해 대대손손 물려줬다. 시쳇말로 ‘공자님 말씀’이라고 하면 맞는 말이긴 한데 고리타분한 얘기를 한다는 뜻으로 많이 쓴다. 한때는 구시대적이고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로 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과거의 부정적 유산은 청산해야겠지만 옛사람이 전하는 인생의 지혜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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