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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지구 분양원가 평당 1235만원...SH "6개 단지 밑지고 분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한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13개 단지의 평당(3.3㎡) 평균 분양원가는 1235만원으로 나타났다. SH공사는 향후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마곡지구 13개 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마곡지구 13개 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곡지구 분양원가 1235만원···SH 1조7500억 수익 

김헌동 SH 사장은 6일 강남구 개포동 사옥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13개 마곡지구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마곡지구 13개 단지는 2013년 8월 1차, 2015년 8월 2차 분양했다.

SH에 따르면 13개 단지 분양원가는 평당 1090만원~1314만원 수준이었다. 전체 평균은 평당 1235만원이다. 분양원가는 용지비·조성비·이주대책비 등 ‘택지조성원가’와 건축비인 ‘건설원가’를 더한 값이다. 마곡지구 평당 택지조성원가는 538만원, 건설원가는 697만원이었다.

SH는 마곡지구 분양수익률도 공개했다. 실제 분양가격은 평당 평균 1296만원, 분양수익 수익률은 4.7%이다. 25평 기준 원가가 3억875만원인 아파트를 3억2400만원에 분양한 셈이다.

단지별로 보면 11단지 분양수익률(22.4%)이 가장 높았다. 반면 1·2·3·4·6·15단지는 분양원가보다 싸게 분양했다. 3단지(122가구)와 4단지(302가구) 분양수익률은 각각 -13.3%, -10.6%로 가장 낮았다. SH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고도 분양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헌동 사장은 “1차 분양을 한 2013년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미분양이 발생했던 시기”라며 “(어쩔 수 없이) 당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했다”고 말했다. 다만 2차 분양 시 평균 분양가격은 1517만원으로 분양원가(1256만원)보다 높았다.

김 사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마곡지구 분양사업으로 공사는 1조7500억원의 수익을 남겼다”며 “지난 10년간 저렴하게 확보한 땅으로 택지를 조성해 서민 주거 안정에 기여하는 아파트를 공급했다”고 말했다.

마곡지구 분양원가 공개 현황. 그래픽 김현서 기자

마곡지구 분양원가 공개 현황. 그래픽 김현서 기자

SH 주요사업지구 분양원가 공개 마무리

 SH는 이날 발표를 마지막으로 분양원가 공개를 마무리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11월 취임과 동시에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를 예방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과거 10년간 주요사업지구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12월 고덕강일지구 분양원가 공개를 시작으로 오금지구·세곡2지구·내곡지구 등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다만 2020년 이후 준공정산이 예정된 고덕강일지구 8·14단지와 위례신도시 등은 공사비 정산이 끝나는 대로 분양원가를 공개할 계획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인근 주상복합 건물 전경. [사진 상가정보연구소]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인근 주상복합 건물 전경. [사진 상가정보연구소]

“SH 자산 우량해”···“실질적 매매 불가한 자산”

SH는 일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전세·국민임대 등 일부 공공주택 물량을 팔지 않고 보유해야 부동산 가격 상승 시 공사 자산도 늘어난다는 입장이다. 즉, 택지 개발 후 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도 투자 대비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 10년간 SH가 (아파트를 지으면) 절반은 분양하고 절반은 공공주택으로 보유했다”며 “아파트 하나를 팔면 1억을 버는데 안 팔면 (시세가 올라감에 따라) 7억을 번다”고 설명했다. “저렴한 가격의 공공주택을 공급해 주거 안정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공사도 부자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SH의 자산을 무작정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대 서원석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재무제표상 SH 자산 현황에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공사가 소유한 공공주택은 사실 매매 가능한 주택·토지가 아니다”라며 “분양원가 공개는 공기업이 폭리를 취한다는 시민 의구심을 일부 해소하지만, 임대가 아닌 분양에서 SH가 손실을 봤다는 사실은 고민해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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