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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뛰면 삼성전자는 손실? 이익? 체크하는 방법[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금리도 오르고 환율도 오르고, 요즘 시장 쳐다 보면 멀미가 날 지경이죠? 금리와 환율은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주게 마련. 그럼 지금처럼 변화 무쌍한 변수들이 내가 투자하는 기업에 얼마나 위험할까? 이번 디저트에선 이걸 재무제표 주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꿀팁 하나 드릴게요.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많이 쓰는 기업 입장에선 이자 비용이 늘겠죠? 특히 변동금리로 받았다면 손실은 더 커질 테고요. 개인으로 따지면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 받아 집 샀다가 금리 올라 등골 휘는 격. 이자 비용은 기업 재무제표에선 '영업외비용'으로 배당의 원천인 당기순이익을 깎아 먹는 요인!

채권 투자 많이 한 기업이라면 금리 오를 때 채권 가격도 내리니까 그만큼 손실도 늘게 마련이죠. 이자 3%만 줘도 좋다고 투자했던 채권인데, 금리가 올라서 이자를 4~5% 주겠다는 채권도 막 생겨나면 예전에 투자한 채권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잘 생긴 사람이 많아지면 왕년의 내 인기가 떨어지는 것과 비슷.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법. 셔터스톡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법. 셔터스톡

환율이 올라도 손해보는 기업들이 생기죠. 그만큼 원화 가치가 낮아져서 수입 원재료도 비싸게 사야 하지만, 외화로 대출 받은 게 많은 기업이라면 가만히 앉아서 부채가 늘어나는 현실에 직면하죠.

개미들이 이걸 일일이 계산해 보긴 어렵죠. 그래서 기업들은 사업보고서에 공시하는 '재무제표 주석'에 금리와 환율이 변할 때 얼마나 손해를 보고 이익을 얻게 되는 지를 대략 계산해서 투자자들에게 알려줍니다. '재무제표 주석'을 연 뒤 '외환위험', '이자율위험'을 검색해서 보시면 되죠. 이런 게 있는 지 몰라서 못 봤을 뿐이죠.

재무제표는 위험 요인을 찾는데 아주 유용한 수단! 셔터스톡

재무제표는 위험 요인을 찾는데 아주 유용한 수단! 셔터스톡

다만 이것은 금리·환율·유가·주가 등 외부 거시 변수에 따라 기업이 입는 전체적인 손실을 몽땅 측정한 건 아닙니다. 원자재 살 때나 영업할 때, 유통할 때 들어가는 모든 비용의 증감은 회계법인도 가늠하기가 쉽지 않죠. 다만 기업이 보유 중인 채권 등 금융자산이나 변동금리로 받은 금융부채, 외화자산이나 외화부채 등은 나름대로 정확히 측정해 볼 수가 있습니다. 자산을 사들였을 때나 빌렸을 때, 환율이나 금리가 변한 정도를 따져보면 되니까요.

먼저 금리가 오르면 삼성전자의 이자 부담은 얼마나 늘어나는 지부터 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연결 재무제표 주석 중 '이자율변동위험'

삼성전자 연결 재무제표 주석 중 '이자율변동위험'

위 내용 그대로 결산 시점보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빚 때문에 당기손익은 187억원 정도 손실이 난다는 걸 알 수 있죠. 다만 금리가 오를 때 오히려 이익을 보는 금융자산도 많아서 오히려 금융자산·부채 전체로는 이득인 구조입니다. 어쨌든 삼성전자는 작년 한 해 당기순이익만 40조원을 냈으니 저 정도 손익은 무시해도 될 정도죠.

다음으로 대한항공을 볼까요?

대한항공 연결 재무제표 주석 내 '외화민감도 분석'

대한항공 연결 재무제표 주석 내 '외화민감도 분석'

항공사는 대형 항공기를 외화로 빌려서 운영을 하니, 외화부채가 많죠. 환율이 10% 오르면(원화 10% 약세) 달러 관련 자산·부채에선 4853억원, 유로화 관련한 건 1049억원 손실이 납니다.

덤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으니 대한항공의 유가 변동 위험도 살펴보겠습니다. 비행기는 기름을 많이 먹으니까요.

대한항공 연결 재무제표 주석 내 '유가 변동 위험'

대한항공 연결 재무제표 주석 내 '유가 변동 위험'

유가가 10% 오르면 영업손실로 1786억원 정도를 본다고 나와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작년 한 해 당기순이익은 5800억원 정도였으니 환율과 유가 변동만 해도 엄청나게 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는 걸 파악할 수 있죠.

유가 변동에 따른 손익 변화도 재무제표 주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셔터스톡

유가 변동에 따른 손익 변화도 재무제표 주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셔터스톡

개미들은 회사가 계산해서 보여주는 결과를 활용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입해 볼 수가 있겠죠. 가령 회사는 금리 1% 상승시, 환율 10% 상승시를 가정하고 손익 변동을 계산해 놓은 결과를 보여줬다면, 우리는 실제 오르내린 숫자를 대입해서 손실액을 유추해 볼 수가 있겠죠. 산수도 해야 하고 손도 좀 가겠지만, 돈 잃지 않으려면 부지런해야겠죠?

이제 앤짱이 님들도 내가 투자한 기업이 금리와 환율 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 한번 확인해보세요~ '재무제표 주석'은 이렇게도 유용하답니다. by.앤츠랩

※이 기사는 6월 27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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