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흐름은 이미 ‘엔데믹’ 뚜렷...색조 잘 나가고 주얼리 팔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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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을 맞아 외출에 적합한 따뜻한 날씨와 맞물리면서 패션·뷰티 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진행한 여름 ‘올영세일’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번 세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 처음 열린 할인 행사였다. 특히 색조화장품과 염색 등 컬러 메이크업이 강세를 보였고, 향수를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외출과 사적 모임 등 외부 활동이 활성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영세일 첫날인 지난 2일 올리브영 강남 플래그십 매장을 찾은 고객이 립 틴트를 테스트해보고 있다. [사진 CJ올리브영]

카테고리별 세부 매출을 살펴보면 쿠션과 립틴트, 아이라이너 등 색조 화장품이 매출 상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해 6월(3~9일) 세일과 비교해 매출이 각각 54%·54%·24%가량 늘었다. 염모제 역시 26%가량 성장했다. 새치 염색약이 아닌 머리색을 바꾸는 패션 염색약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향수도 특수를 누리며 카테고리 기준 매출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보통 겨울이 성수기인 향수의 여름철 인기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노출 계절 앞두고 주얼리 매출 45%↑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패션 매출도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노출이 많아지는 여름에 패션 센스를 드러내는 주얼리 품목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의 올해 1월부터 5월 31일까지 주얼리 매출이 32%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완연한 여름 날씨를 이어갔던 5월에는 주얼리 매출이 45% 증가하는 등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에스아이빌리지가 올해 초 단독 런칭한 다이아몬드 브랜드 디아모모.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목걸이와 팔찌로 진주 소재와 체인 디자인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모조 진주나 양식 진주를 사용해 가격대를 낮춘 진주 목걸이·귀걸이·팔찌가 인기다. 에스아이빌리지에서 주얼리 부문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모니카비나더의 5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1%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남성들도 주얼리 구매에 적극적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남성과 여성의 경계가 흐려지는 ‘젠더리스’ 경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년 여성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진주 목걸이가 남성들의 패션 감각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액세서리로 떠올랐다. 국내 주얼리 브랜드 먼데이에디션의 진주 소재 목걸이의 경우 남성 고객 구매 비율이 20%를 차지했다.

여름 출근용 재킷 잘 나가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여름 여성복 중 재킷·블라우스 등 출근용 의류의 매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확산한 재택근무 문화로 지난해 편안한 라운지 웨어가 인기를 끌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패션기업 세정의 여성복 브랜드 올리비아 로렌이 여름 외투가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며 매출 호조세를 보인다고 9일 밝혔다. 5월 한 달간 여름 외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나 성장했다. 특히 야외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재킷·점퍼 종류의 상승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근 및 외출 증가에 따라 재킷류의 인기가 특히 높다. 올리비아로렌의 린넨 투버튼 크롭 재킷. [사진 세정]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보브·지컷·스튜디오 톰보이·텔라라나 등 자체 여성복 브랜드의 5월(1~15일) 평균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7% 증가했다. 특히 간절기와 여름철 실내에서 활용하기 좋은 얇은 린넨 소재 여름 재킷 종류가 매출을 주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며 여성복 업계가 오랜만의 호황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면서 “여름 휴가철을 겨냥한 리조트 컬렉션부터 스포츠 제품, 남성 단독 라인 등의 신규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만큼 패션 업계의 비수기로 불리는 여름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