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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 PK 2골…'삼바축구'에 6만 한국팬 탄성

중앙일보

입력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한국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과 브라질 간판스타 네이마르. [뉴스1]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한국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과 브라질 간판스타 네이마르. [뉴스1]

카타르월드컵 본선 도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맞대결에서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이 뛴다 해도 간결한 볼 처리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협력 플레이 없이는 16강행 도전이 쉽지 않다는 교훈을 다시 확인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랭킹 29위)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1위)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1-5로 완패했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보르도)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모든 포지션을 월드클래스 선수들로 채운 브라질의 파상 공세를 견뎌내지 못하고 전반 2골, 후반 3골을 허용했다.

브라질의 가브리엘 제주스가 5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라질의 가브리엘 제주스가 5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지난 2018년 9월 코스타리카전(2-0승) 이후 20경기 연속 이어온 A매치 홈 무패(16승4무) 행진을 마감했다. 아울러 브라질전 상대 전적도 1승6패를 기록하게 됐다. A매치에선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전 패배(0-1)에 이어 2연패다. 반면 브라질은 A매치 연속 무패 행진을 12경기(9승3무)로 늘리며 신바람을 냈다.

 빠르고 날카로운 패스워크와 강한 압박, 정확한 슈팅으로 무장한 브라질이 90분 내내 흐름을 주도했다. 반면 한국은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빌드업(패스워크를 통해 볼 점유율을 높이는 전술)’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아 공격의 핵 손흥민(토트넘)이 고립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최전방을 벗어난 손흥민(토트넘)이 위험지역 깊숙한 곳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는 경우가 여러 차례 반복됐다.

 브라질의 첫 골은 전반 7분에 나왔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알렉스 산드루(유벤투스)가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프레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원터치 패스를 거쳐 히샬리송(에버턴)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골키퍼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팔을 쭉 뻗어 막아봤지만 역부족이었다.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네이마르(맨 오른쪽)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네이마르(맨 오른쪽)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브라질은 전반 42분과 후반 12분 페널티킥으로 두 골을 추가했다. 수비수들의 반 박자 늦은 대처가 치명적인 실점으로 이어졌다. 손흥민의 ‘월드클래스 라이벌’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가 두 번 모두 키커로 나서 골을 터뜨렸다. 하루 전 훈련을 하다 발등 부상을 당해 움직임이 온전치 않았지만, 감각적인 패스와 정확한 슈팅은 그 모습 그대로였다. 브라질은 교체 투입한 필리페 쿠티뉴(애스턴빌라)와 가브리엘 제주스가 각각 후반 35분과 후반 추가시간에 한 골씩 보태 스코어를 4골 차로 벌렸다.

 한국 대표팀으로선 희망적인 장면도 있었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31분, 역습 상황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브라질의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내준 볼을 위험지역 정면에 있던 황의조가 받았다. 월드클래스 수비수 티아고 실바(첼시)의 거친 몸싸움을 버텨낸 황의조가 돌아서며 오른발로 강하게 찬 볼이 상대 골대 왼쪽 구석에 꽂혔다. 신속한 패스워크와 강한 집중력으로 만들어 낸 득점이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존 공식’이기도 했다.

브라질전에는 6만4872명의 관중들이 입장해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뉴스1]

브라질전에는 6만4872명의 관중들이 입장해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뉴스1]

 골을 터뜨린 황의조는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올 시즌 후반기 부진과 소속팀의 2부 리그 강등으로 쏟아져 나온 우려의 목소리를 멈추라는 뜻으로 보였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6만4872명의 축구팬들은 ‘AGAIN 2002’를 비롯한 화려한 카드 섹션으로 화답했다.

 한준희 축구해설위원은 “상대 압박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풀백 포지션에서 실수가 잦았다”면서 “골 결정력을 갖춘 손흥민이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세계적인 팀을 상대로 좋은 경험을 했다. 작은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는데 우리가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을 상대로 개선해야 할 점을 확인한 축구대표팀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맞대결한다.

경기 후 손흥민이 환호하는 관중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후 손흥민이 환호하는 관중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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