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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권력도 이동…경기·강원·충북·제주, 보수교육감 당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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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 후보들이 약진했다. 왼쪽부터 임태희(경기)·신경호(강원)·윤건영(충북)·김광수(제주) 교육감 당선인. [뉴스1·연합뉴스·뉴시스]

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 후보들이 약진했다. 왼쪽부터 임태희(경기)·신경호(강원)·윤건영(충북)·김광수(제주) 교육감 당선인. [뉴스1·연합뉴스·뉴시스]

1일 실시된 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 성향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진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압승한 시·도지사 투표 결과와 비교하면 여전히 진보 교육감이 선전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2일 1시 기준 전국 17개 시·도 중 7곳에서 보수 후보가, 6곳에서 진보 후보가 앞섰다. 3곳(부산·인천·경남)은 진보·보수 후보가 경합했다. 그간 교육감 선거에선 진보가 2014년 13명, 2018년 14명 당선돼 압승을 거둬 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구·대전·경북 등 현직 보수 교육감이 재출마한 곳 외에 경기·강원·충북·제주 4개 지역에서 보수 후보의 당선이 유력 또는 확실시됐다. 강은희(대구)·설동호(대전)·임종식(경북) 현 교육감은 상대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지역은 교육감 직선제 이후 한 번도 보수 후보가 당선된 적 없는 경기다. 2009년 진보 교육감 시대를 열었던 김상곤 전 교육감 이후 줄곧 진보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보수 임태희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충북과 제주는 각각 윤건영 후보와 김광수 후보가 현직 진보 교육감을 누르고 당선이 유력하다. ‘3선 출마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강원은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보수 신경호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달라진 교육감 지형

달라진 교육감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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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경합 지역으로 예상된 부산·인천·경남은 선거일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유력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부산은 보수 하윤수 후보와 현직 교육감인 김석준 후보가, 인천은 도성훈 현직 교육감과 보수 최계운 후보가, 경남은 박종훈 현직 교육감이 김상권 보수 후보와 1% 안팎의 득표율 차이로 접전을 벌였다.

현직 프리미엄은 여전했다.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 중립을 위해 정당 공천이 금지되기 때문에 정당의 색과 기호도 쓸 수 없다.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현직 프리미엄이 유난히 강한 이유다. 2018년 선거에서는 재선 또는 3선에 도전한 현직 교육감 12명이 전원 당선되며 ‘현직 불패’ 신화를 썼다. 이번 선거에서도 17명의 교육감 중 13명이 재선 또는 3선에 도전했으며, 이 중 9명의 당선이 유력하다.

단일화도 선거의 주요 변수였다. 서울시교육감은 보수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해 분열한 가운데 진보 조희연 후보의 3선이 유력하다. 조 후보는 0시30분 기준 40.7%를 득표해 1위다. 보수 후보인 박선영·조전혁·조영달·윤호상 후보의 득표율을 합하면 조 후보의 득표율을 뛰어넘는다.

전문가들은 진보 교육감 시대에 누적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이번 선거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경쟁 교육을 지양하는 진보 교육감들이 시험을 없애면서 문해력과 기초학력이 낮아졌다”며 “보완책을 내놓지 않고 계속 ‘경쟁은 안 된다’고 하니 유권자가 문제의식을 느낀 것”이라고 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역색을 살리고 다양성을 증진하자는 게 지방자치의 취지인데 교육감이 8년 동안 진보 일색으로 가면서 교육 정책이 획일화했다”며 “유권자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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