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객 매년 10% 늘어 유례없는 호황|항공의 날에 알아본 항공 업계 현주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30일은 제10회 항공의 날. 국내 항공업계는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에 이어 올해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서울∼모스크바 직항로 개설, 신공항 건설 계획 구체화 등으로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항공의 날을 맞아 국내 항공 업계의 현황을 살펴본다.

<항공 운수>
80년대 중반부터 전반적인 경제 호황과 동서 화해 무드에 따른 국제 교류 확대에 따라 세계 항공 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그 중에도 우리 나라는 해외 여행 자유화 조치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관광객과 소비 고급화 추세에 힘입어 매년 10%이상의 여객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88년보다 36%이상 항공 여객이 증가했으며 국제 항공 운송 협회 (IATA)는 2000년까지 우리 나라 항공 여객 증가율이 연평균 13·7%를 기록, 세계 최고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같은 호황에 힘입어 대한항공은 6월 미 보잉사로부터 3조여원에 달하는 점보기 23대분 구매 계약을,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달 51대분 (4조원 상당)의 항공기 대량 구매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양사의 노선 확장 경쟁도 치열해 대한항공은 한소 수교 이전인 3월 서울∼모스크바 직항로를 개설했으며, 이 항로 개설로 서울∼유럽간 여러 노선의 운항 시간을 종전 앵커리지 경유보다 4시간 가량 앞당기기도 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호주 시드니, 오스트리아 빈, 일본 가고시마에 잇따라 취항해 남미를 제외한 전 세계 22개국 47개 도시 (국내 포함) 에 노선망을 구축하고 연말 로마 취항을 서두르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도 1월 동경에 첫 취항해 국제선 복수 민항시대를 연이래 나고야·후쿠오카·센다이에 취항했으며 12월부터 타이페이·홍콩·싱가포르·방콕 등 동남아 노선을 개설, 노선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양사의 「몸집 키우기」경쟁은 조종사 및 정비사 등 승무원 수급 계획 미비와 정부의 사전조정기능 무시 등 부작용을 낳기도 했으며 최근 정부의 국적 항공사 육성 방침에 양사가 모두 반발, 마찰을 빚고 있다.
그러나 복수 민항 출범은 상용 고객 우대 서비스 개발, 기내 및 공항 서비스 개선을 비롯해 정시 운항, 안전 운항 경쟁으로 이어져 고객 입장에서는 항공 서비스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다는 평가다.

<항공 산업>
정부는 92년부터 98년까지 미국에서 1백20대의 전투기를 구매하면서 12대의 완제기를 제외한 1백8대를 국내 조립하거나 국산 부품을 사용, 공동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KFP로 불리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이것이다.
부가가치율이 42·6%에 달하면서도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항공 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76년 대한항공이 미 기술 도입으로 500MD헬기를 면허 생산, 항공 산업 분야에서 초보적인 정비 수리 단계를 벗어나 제조업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각종 항공기 부품을 생산해왔다.
지난해에는 1억2천1백만 달러 어치의 부품을 미 보잉사 등에 수출했다.
이는 수출 원년인 82년의 1천3백만달러에 비해 9배 이상 증가한 액수이나 B74-400점보기 대 당 가격이 1억7천만 달러를 호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2000년대까지 세계 10대 항공 산업국으로 성장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 지원 체제의 확립과 산학 기술 교류 협력, 전문 계열화 유도 등이 이루어져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권영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