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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이곳에 화력집중…이재명·김동연·김은혜 운명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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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31일 경기도 오산시 오색시장에서 시민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31일 경기도 오산시 오색시장에서 시민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더불어민주당은 ‘김은혜 때리기’에 화력을 집중했다. 선거 막판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의 재산 축소신고 이슈가 격전지인 경기지사 선거는 물론 전체 판세에 영향을 줄 중대 변수라고 판단해서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김 후보를 “거짓말의 여왕”으로 지칭하며 “허위 재산신고는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중죄인데 이미 200만 명이 넘는 경기도민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전)투표를 마쳤다. 이는 참정권에 위해를 가한 명백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본인 재산도 계산할 줄 모르면서 33조원이나 되는 경기도 예산을 관리하겠다고 나선 용기는 가상하다”며 “조용히 물러나길 바란다”고 했다.

경기도는 민주당 입장에선 잠재적 대선주자 두 명의 정치생명이 동시에 걸린 핵심 승부처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경기지사를 내줄 경우 직전 지사였던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본인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치명상을 입게 된다”며 “경기도에서 승리할 경우 이 위원장은 물론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까지 차기 대선후보급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혜 때리기’ 배경이 ‘이재명·김동연 구하기’와 관련이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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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는 김은혜 후보에 대한 공세를 마친 직후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의 유세를 지원한 데 이어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캠프에서 최종 합동 기자회견을 하는 등 또 다른 격전지로 꼽히는 충청권 표심 공략에 힘을 쏟았다. 당 차원의 선거운동은 이날 저녁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집중 지원 유세로 마무리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한 이재명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 인사와 학부모 간담회를 이어가며 지역구 유세에 집중했다. 이 위원장은 계양을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 양상이라는 여론조사와 관련해 “여론조사에 속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포공항 이전론에 대한 여당의 비판에도 적극 대응했다.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해 서울시의회에서 김포공항 이전을 “검토해볼 만한 제안”이라고 한 사실을 언급하며 “알면서도 국민을 속이고 선동하는 악질 사기”라고 썼다. 오 후보는 “외교적인 언사로 검토해 보겠다고 한 것”이라며 “또 뒤집어씌우는 걸 보니 다급한 모양”이라고 반박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 지사 후보가 31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태재로 사거리에서 유세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 지사 후보가 31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태재로 사거리에서 유세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지도부는 6·1 지방선거 하루 전인 31일 경기와 제주 지역에서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첫 일정으로 제주를 찾아 도청 앞에서 ‘제주완박’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제안한 김포공항 이전이 ‘제주 경제 완전 박살’을 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이 후보의 일신안위를 위해 나온 공약에 제주도민들이 분개하고 있다”며 “전국을 헤집어 놓으면서 본인 선거만 몰두하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지 개탄스럽다. 경주마처럼 본인 앞에 있는 것 외에는 신경을 안 쓰는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좋아하는 초밥 가게가 멀어지면 적게 먹는 것은 당연하다”며 “공항이 멀어지는데 제주 관광 수요가 유지된다는 것은 수요·공급 원리도 모르는 무식한 발상”이라고 공격했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는 제주지사 선거와 제주을 보선이 함께 치러지는 제주에 막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거운동 초기만 해도 제주 선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김포공항 이전을 두고 분노 여론이 조성돼 막판 상승세를 탔다는 게 당 지도부의 판단이다. 당 관계자는 “최근 현장을 둘러보면 허향진 제주지사 후보와 부상일 제주을 후보에게 우호적인 반응이 상당히 늘었다”고 전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은 핵심 승부처인 경기 지역에서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이날 성남 분당구 야탑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김 위원장은 “제가 알기로 김 후보가 최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었으니 이제 김 후보를 심부름시켜서 경기도민들이 본전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주장을 두고 “‘경기 도망지사’인 이 후보가 김포공항마저 도망시키려 한다”며 “전국 선거가 어떻게 되든 나만 살고 보겠다는 ‘팀킬(team kill)’”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선거운동 마지막 날 김 후보를 거들고 나선 것은 경기지사 선거 판세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경기 지역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1, 2위 간에 2%포인트 안팎의 접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 원내대표는 “경기지사의 승리가 곧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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