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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 없는 손흥민, 6월엔 ‘A매치 기록파괴자’ 변신

중앙일보

입력

30일 파주에서 열린 오픈 트레이닝 행사 도중 환호하는 팬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는 손흥민. [뉴스1]

30일 파주에서 열린 오픈 트레이닝 행사 도중 환호하는 팬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는 손흥민. [뉴스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평정한 손흥민(토트넘)이 대표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선다. 유럽클럽축구 무대에서 ‘갈색 폭격기’ 차범근 전 감독의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운 그가 이번엔 ‘A매치 기록파괴자’로 변신한다.

손흥민은 다음달 A매치 4연전을 앞두고 지난 30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전을 시작으로 6일 칠레전(대전월드컵경기장), 10일 파라과이전(수원월드컵경기장), 14일 이집트전(서울월드컵경기장)을 치른다.

이번 A매치 4연전에서 손흥민은 한국 축구 역사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울 예정이다. 현재 A매치 98경기에 출전 중인데, 예정대로라면 2일 브라질전을 거쳐 6일 칠레전에 A매치 100경기를 채운다. 국제축구연맹(FIFA) 센츄리클럽 멤버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A매치 최다 출전과 최다골 기록을 모두 보유한 차범근(왼쪽). 중앙포토

A매치 최다 출전과 최다골 기록을 모두 보유한 차범근(왼쪽). 중앙포토

한국 축구 역사를 통틀어 A매치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선수는 15명뿐이다. 나란히 136경기에 출전한 차범근·홍명보를 필두로 이운재(133경기), 이영표(127경기), 김호곤과 故유상철(이상124경기) 등이 뒤를 잇는다. 손흥민이 100경기를 채우면 조광래·박지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15위에 오른다. 부상 등 돌발 변수가 없다면 카타르월드컵 본선 즈음엔 110경기 정도까지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2011년 데뷔 이후 11년간 A매치 98경기를 소화한 발자취를 감안하면 손흥민이 A매치 출장 신기록을 세우기까지 약 3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미 3개국(미국·캐나다·멕시코)이 개최하는 2026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기에 앞서 차 전 감독과 홍명보 울산 감독의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득점포를 터뜨린 뒤 환호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4년 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득점포를 터뜨린 뒤 환호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A매치 득점 부문에서도 손흥민이 새로 쓸 기록이 여럿 있다. 오는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이 첫 번째 시험대다. 손흥민은 앞서 2014년(브라질)과 2018년(러시아) 두 번의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서 3골을 기록 중이다.

박지성·안정환과 더불어 이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는데, 카타르에서 한 골만 추가하면 한국인 역대 최다 골의 주인공이 된다. 멀티골을 터뜨릴 경우 일본인 공격수 혼다 케이스케가 보유한 아시아 선수 역대 월드컵 개인 최다골(4골) 경신도 노려 볼만하다.

장기적인 과제는 차 전 감독이 보유한 한국인 A매치 개인 최다골(136경기 58골) 경신이다. 현재 A매치 98경기서 총 31골을 터뜨려 개인 득점 6위다. 차 감독과 격차는 27골로 적지 않지만 김재한·이동국(이상 33골·공동 4위), 박이천(36골·3위) 등 축구대표팀 간판 골잡이 선배들의 기록은 머지않아 뛰어넘을 수 있을 전망이다.

A매치 최다출장과 최다골 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는 차범근 전 감독. 중앙포토

A매치 최다출장과 최다골 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는 차범근 전 감독. 중앙포토

클럽팀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지만, 손흥민은 늘 그렇듯 ‘팀 우선’ 원칙이 확고하다. 30일 첫 소집 직후 기자회견에서 “늘 대표팀에 합류할 때마다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밝힌 그는 “득점왕에 오른 건 좋은 일이지만 대표팀을 위해 한 게 아니다. 대표팀에서는 내가 해야 할 다른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대표팀의 전술적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아울러 “브라질을 포함해 수준 높은 팀들과 평가전을 치를 기회를 잡은 만큼,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두려움 없이 싸우길 바란다”면서 “우리만의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카타르월드컵 본선에 앞서) 고쳐야 할 부분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 네이마르(맨 왼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프리킥 슈팅을 시도하는 손흥민(맨 오른쪽). 중앙포토

지난 2013년 네이마르(맨 왼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프리킥 슈팅을 시도하는 손흥민(맨 오른쪽). 중앙포토

‘헌신하는 월드클래스’에 대한 팬들과 미디어의 시선은 따뜻하기 그지없다. 손흥민과 네이마르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브라질전 예매가 4시간 만에 완료된 데이어 손흥민의 A매치 100경기 무대가 될 칠레전도 예매 개시 2시간 만에 모든 좌석이 매진됐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손흥민이 이적한다면 최소 1억5000만 파운드(2350억원)의 이적료가 발생할 것이다. 잭 그릴리쉬(맨체스터 시티)가 세운 EPL 역대 최고 이적료(1억 파운드·1566억원)를 무조건 뛰어넘을 것”이라면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자 아시아 시장에서 엄청난 수익을 불러올 흥행보증수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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