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맹」 핵심 40명 구속/안기부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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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무장봉기통해 사회주의 건설”/백태웅씨등 백50명 수배/증거물 7천여점을 압수/“노동계ㆍ학원ㆍ정당 등 천6백명 규모 전국 조직”
국가안전기획부는 30일 무장봉기를 통해 사회주의국가 건설을 기도한 지하조직 「남한사회주의 노동자동맹」(사노맹)을 적발,중앙위원 남보현씨(27ㆍ서울대 무기재료3 제적) 등 핵심조직원 40명을 국가보안법 위반(반국가단체 구성ㆍ가입ㆍ목적수행) 등 혐의로 구속하고 박찬영씨(23ㆍ여ㆍ이대 정외졸)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안기부는 사노맹의 지도부 총책으로 백태웅씨(27ㆍ전 서울대 총학생회장ㆍ공법4 제적)와 얼굴없는 지하노동시인 「박노해」로 알려진 박기평(32)ㆍ김진주(35ㆍ이대 약대졸)씨 부부 등 핵심조직원 1백50여명을 수배하는 한편 컴퓨터ㆍ워드프로세서 4대,디스켓 75점,유인물배포용 봉고차 1대,호신용 가스총,음어표ㆍ각종 유인물 등 3백50여종 7천여점을 증거물로 압수했다고 밝혔다.<관계기사 5면>
안기부는 지난달 18일 전면수사에 나선이후 그동안 관련자 54명을 검거해 조사한 결과 사노맹은 노동계 2백30여명,학원 1천30여명,종교계ㆍ청년운동단체 90여명,민중당 30명,기타 농민ㆍ청년운동그룹 2백30여명 등 모두 1천6백여명에 달하는 전국규모의 거대한 사회주의혁명 지하조직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고 북한 공작조직과의 연계여부 등 배후세력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기부에 따르면 수배중인 백씨ㆍ박씨부부ㆍ김형기씨(가명ㆍ고려대출신)와 구속된 중앙위원 남씨 등 5명은 88년10월 그동안 사회주의 혁명투쟁을 주도해왔던 「제헌의회(CA)그룹」 「노동자 해방투쟁동맹」 등 지하조직이 당국의 수사로 와해되자 무장봉기에 의한 사회주의 혁명을 지도할 「노동자당」건설을 목표로 새로운 조직을 결성키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백씨 등은 지난해 2월 「제헌의회그룹」당시 간부와 자신들의 혁명투쟁노선인 「민족민주혁명론(NDR)」을 추종하는 노동계ㆍ대학가 등의 핵심세력 1백40여명을 규합,사노맹 출범준비위원회를 구성한 뒤 1년 가량의 준비기간을 두고 중앙ㆍ지방조직 체제를 갖추어 같은해 11월12일 서울대에서 개최된 전국노동자대회 당시 출범선언문을 발표함으로써 사노맹 결성을 공개선언했다는 것이다.
안기부는 이와함께 사노맹이 92년까지 「노동자계급전위당」을 건설키 위해 1차적으로 전국 사업장노조를 장악해야 한다고 판단,포항제철ㆍ지하철공사ㆍ선경화학ㆍ서광ㆍ해태 등 전국 50여개 공장 및 노동단체에 2백30여명의 소조원을 침투시켜 근로자의 혁명의식화와 폭력투쟁을 배후조종하는 한편 올 5월1일 메이데이 시위와 인천지역 상원ㆍ동흥ㆍ대원 등 14개 사업장 파업지원 시위 등을 주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이밖에도 사노맹이 학원투쟁조직인 「사회주의 학생운동연구소」지도아래 전국 40여개 대학에 「민주주의 학생연맹(DSL)」을 조직했거나 조직중에 있으며 민중당을 장차 결성될 「혁명전위당」산하의 합법투쟁체로 삼기위해 조직원 김원태씨(가명ㆍ서울대 82학번)를 민중당에 침투시키는 한편 창원공단 침투 조직원을 통해 방위산업체인 ㈜통일ㆍ㈜한국중공업을 무장봉기때 무기탈취대상으로 선정,주변상황 등을 예시한 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무장준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전대협의장도 수사”
한편 수사결과를 발표한 김영수 안기부1차장은 이번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연행 및 수사과정에서 불법ㆍ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그같은 말썽이 생긴 것 자체를 자성하고 있다』며 『수사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준수키위해 노력했으나 관련자들이 연행을 피하려고 여러 방법을 동원해 약간의 마찰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차장은 그러나 『현재까지 수사결과 송갑석 전대협의장의 관련혐의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이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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