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미국의 기술패권주의와 삼성반도체

중앙일보

입력 2022.05.23 23:11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오전 일본 도쿄 소재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2.5.23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오전 일본 도쿄 소재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2.5.23 연합뉴스

1. 미국은 확실히 한국보다 일본과 가깝나 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선 덕담만 하다가 일본에선 속내를 털어놓았습니다. 23일 미일정상회담 기자회견 내용입니다.
‘(대만 유사시 군사적 개입 할 것인가) 그렇다.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다.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수 없도록 일본 등과 함께 하겠다.’
‘보다 강한 일본, 보다 강한 미ㆍ일 동맹은 이 지역에 좋은 것이다.’
‘일본이 UN 안보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을 지지한다.’
‘일본의 방위력 증강(적 기지 공격능력 포함)을 지지한다. ’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와 북한 핵문제에 미ㆍ일, 한ㆍ미ㆍ일이 긴밀협력 대응해 나갈 것이다.’

2.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의 한국방문과 일본방문을 같은 맥락의 순방으로 봅니다.
그러니까..바이든이 일본에서 노골적으로 밝힌 ‘중국 봉쇄전략’이 한국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얘기입니다.
한국방문에서 가장 주목받은 삼성반도체 공장방문과 윤석열 정부의‘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입이 그런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왼쪽은 두 정상이 브리핑을 받는 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별도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뉴스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왼쪽은 두 정상이 브리핑을 받는 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별도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뉴스1 오대일 기자]

3. 바이든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삼성반도체 공장을 찾은 것은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본인의 말처럼 삼성이 텍사스에 20조원을 투자한데 대한 감사의 표시일 겁이다. 그런데 삼성반도체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중국에 첨단반도체 기술이 넘어가지 않게 미국과 잘 협력해야할 파트너입니다.
바이든이 강조했던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Supply-chain Resilience)이 그 얘기입니다. 중국에 반도체 공급하지 말고, 미국에 공급하고, 나아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워라..는 요구입니다.

3. 반도체가 중요한 건..산업을 넘어 군사력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기술을 빼돌려 군사력을 강화한 결과 미국의 헤게모니에 도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미국은 경계해왔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2019년 세계최대통신기업인 중국 화웨이에 대한 사용금지령입니다. 화웨이 통신장비가 서방의 정보를 빼내 중국 군부에 제공된다는 이유였습니다.
반도체는 통신은 물론 군사로봇과 드론 등 무인공격체를 만드는 핵심부품입니다. 반도체 수준이 전쟁 승패를 결정합니다.

4. 그런 중요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세계1위 공장이 대만 TSMC며 2위 공장이 한국 삼성입니다.
미국이 보기에 위험천만입니다. 대만은 중국이 무력점령하겠다고 작정한 섬이며, 한국 역시 중국 옆나라입니다. 중국의 영향도 결정적이지만, 북한의 공격에도 노출돼 있습니다. 친중 정권일 경우 더 불안합니다.

5. 그래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원천봉쇄 방안으로 내놓은 결론이 ‘공급망 회복력’입니다.
‘회복력(Resilience)’이란 쉽게 말하자면, 미국이 반도체 공급능력을 다시 갖겠다는 의미입니다. 최선은 미국내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갖추는 겁니다. 그래서 TSMC와 삼성이 각각 미국에 공장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6. ‘회복력’을 위한 차선의 방안은 대만과 한국의 반도체 공급을 미국이 통제하는 것입니다. 그 콘트롤장치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입니다.
물론 IPEF는 포괄적인 경제협력체입니다. 많은 나라들이 모여 여러가지 목적의 협력을 도모합니다. 4대 협력목표 중 하나가 ‘공급망 회복력’입니다.

7. 결국 안보가 경제고, 경제가 기술인 시대가 됐습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강조됐던 ‘가치를 공유한 나라(공산중국과 다른 자유민주주의 국가)’끼리 ‘첨단기술에 협력하는 경제안보동맹’이 바로 그 외교적 표현입니다.
그 결과가 일본의 외교력(UN상임이사국 진출) 군사력(방위비 증액) 강화, 그리고 한ㆍ미ㆍ일 협력입니다. 보수정권이 탄생하자..기다렸다는듯 외교안보분야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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