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취임 컨벤션 효과냐, 조직력이냐…지방선거 공식선거전 D-1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서울시장, 교육감 후보들을 비롯해 접수된 선거 벽보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서울시장, 교육감 후보들을 비롯해 접수된 선거 벽보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선거운동이 19일 막을 올린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22일 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정권 초 여당의 ‘국정 안정론’과, 대선 패배 직후 야당의 ‘정권 견제론’이 맞부딪히는 승부다. 17개 광역단체장을 비롯, 전국 2334개 선거구에 7616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성남 분당갑, 인천 계양을 등 7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긴장감을 더한다.

尹 취임 컨벤션 노리는 與

정권을 잡은 국민의힘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판단 하에 공격적인 ‘험지 공략’ 태세를 갖추고 있다. 영남 5곳(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과 서울·충북 등 7곳을 우세 지역으로 분류, 여기에 인천·경기 등 수도권 2곳을 더해 ‘최소 9곳’의 광역단체장 확보를 승리 기준으로 삼았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이준석 당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인천 계양을에 총출동하기로 한 건 여당의 ‘수도권 석권’ 의지의 반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에서는 (계양을 보궐선거를) 윤형선 후보로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지역구 버리고 방탄용 출마를 감행하는 사람들이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계양을 후보를 직격했다.

18일 오후 전북 전주시 국민의힘 전북도당사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전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이준석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전북 전주시 국민의힘 전북도당사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전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이준석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인 이 후보의 출마지에서 첫 유세 신호탄을 쏘아올려 기세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원내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천은 전통적 민주당 우세 지역이고, 직전 대선 후보가 상대로 나왔는데도 윤형선 후보 지지율이 생각보다 크게 뒤지지 않는다. 붙어볼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지사 선거의 경우 아직 승리 장담이 어렵다.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측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 승부로 나오고 있는데 지난 대선 5%포인트 격차와 투표율 등을 고려하면 지금 지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5·18 기념식 참석과 국무총리 인준 문제 등으로 인한 주말 이후 여론 변화를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대선 석 달 만에 치르는 지방선거에서 윤 대통령의 ‘취임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적잖다. ‘12월 대선, 6월 지방선거’가 공식이던 2017년까지 두 선거 사이에 최소 6개월의 간격이 있었지만, 대선 87일 만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그 결과가 일정 부분 대선에 연동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8일 광주 서구 치평동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제8회 동시지방선거 광주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8일 광주 서구 치평동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제8회 동시지방선거 광주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불과 0.73%포인트 차이로 이겼다는 점, 취임 초 인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벌써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 등 2명이 물러났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거취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후보자에 대해 “국민 정서가 녹록하지 않은 상황인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런 측면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비공식적으로 (대통령에) 전달해 놨다”고 말했다. 윤 비서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잘했다 생각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지지층 결집 이끄는 野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8곳의 광역단체장 당선을 6·1 지방선거의 승리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호남 3곳(광주·전북·전남)과 제주, 세종을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며, 경기·인천·강원·충남 등 경합지역에서 3곳을 이기는 게 목표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18일 오후 광주 서구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18일 오후 광주 서구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선거운동 막바지엔 윤 대통령 취임의 컨벤션 효과가 사라지는 분위기 반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김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총괄본부장은 이날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 “(선거가 1주일쯤 남은)5월 24일께부터의 판세 조사는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며 “대선 이후 잠들어 있던 민심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을 그때 시작할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와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를 ‘막말 3인방’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했다. 김 본부장은 “이분들은 막말로 정평이 나 있는 분들”이라며 “임기 초라는 분위기 아니고선 정상적인 실력만 갖고 링에 오르기 어려운 분들 아닌가 본다. 그 관점에서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박완주 성비위 사건’ 같은 대형 악재에도 민주당이 막판 뒤집기를 기대하는 건 지방선거 특유의 낮은 투표율 때문이다. 전국동시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2014년 56.8%, 2018년 60.2% 수준으로 77%에 달하는 대통령 선거 투표율보다 낮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선 “지난 대선에서 1번(이재명)을 찍은 1600만명 가운데 4분의 3만 다시 투표장에 나와도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중진 의원)는 관측이 나온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8일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에서 한 지지자와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스1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8일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에서 한 지지자와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스1

여기에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의 ‘현역 프리미엄’을 다해 조직 선거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께서 결집해서 투표하면 이긴다. 투표율이 낮으니까”라며 “(2010년 지방선거 때)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맞붙었을 때 여론조사에서 18% 진다고 해서 (지지층이) 다 놀러 갔다. 그런데 그날 밤 개표해보니까 0.6%포인트 졌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지지층 결집만으로는 승리 장담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실 보좌관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생태탕 의혹’에 매달리다 중도가 떠나가면서 참패하지 않았느냐”며 “이번에도 외연 확장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26일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역시 여당의 국정안정론에 힘을 싣는 변수로 지목돼 민주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