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 차지에도…"솔직히 상황 악화" 러 내부서 직격탄

중앙일보

입력 2022.05.18 15:32

업데이트 2022.05.18 15:47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군이 북동부 이지움 근처 마을에 있는 러시아군을 공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군이 북동부 이지움 근처 마을에 있는 러시아군을 공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시선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로 쏠린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군사전문가를 인용해 러시아가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에서 더는 승리를 챙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간)일 보도했다.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은 러시아군은 추가 병력 없이 진전이 어렵지만, 서방의 중화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의 방어는 더 탄탄해졌다고 분석했다.

폴란드 로찬컨설팅의 군사분석가 콘라드 무지카는 "러시아군은 지금 병력 배치로는 패배하거나 병력을 더 동원하거나 둘 중 하나다. 중간은 없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이미 병력과 장비가 크게 손실됐으며, 돌파구를 마련할 여지는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5일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군의 3분의 1이 손실을 보았다고 분석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닐 멜빈 연구원은 "시간은 확실히 러시아에 불리하다"며 "유도 미사일 등 정밀무기와 장비가 떨어진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매일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군사평론가 마하일 호다료노크도 크렘린에 뼈아픈 말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무기 공급량이 늘고 있다. 솔직히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로이터는 호다료노크의 발언에 "이례적인 비판"이라고 전했다.

최근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은 각각 눈에 띄는 전리품을 챙겼다. 러시아는 마리우풀 아조우스탈에서 '최후의 항전'을 하던 우크라이나군이 사실상 항복하면서 완전한 승리를 선언할 수 있게 됐다. 아조우스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의 명분으로 삼은 '탈나치화' 대상인 아조우연대의 거점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또 우크라이나는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국경까지 영토를 수복하며, 성과를 올렸다.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한 우크라이나군이 장갑차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한 우크라이나군이 장갑차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양측 전력 균형, 힘든 싸움 될 것 

북부와 북동부 전선이 이렇게 정리되며, 양측은 돈바스에 병력을 집결 중이다. 서방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는 루한스크 주의 90%를 차지했지만, 도네츠크 주의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뱐스크 등 돈바스 주요 도시를 손에 넣지 못했다.

미 싱크탱크 CNA의 마이클 코프만 연구원은 "러시아군이 돈바스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전망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병력은 약해지고, 사기는 저하됐다"고 말했다. 또 "지휘관들은 공세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고, 러시아 정치 지도부는 전략적으로 실패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군사 분석가들은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남동쪽 이지움을 장악해 돈바스 외곽에 자리 잡은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또 코프만은 이지움을 차지하지 못한 러시아군은 이보다 더 동쪽에 있는 리만으로 이동해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하려 하지만,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잭 킨 미 전쟁연구소(ISW) 소장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총참모장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중 전선을 방문했지만, 목표를 달성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공격은 확실히 정체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도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밀어낸 것처럼 돈바스에서 공세적으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돈바스에서 러시아군은 훨씬 더 밀집해 있으며, 진지를 탄탄하게 구축한 상태다. 무지카는 "확실히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코프만은 "러시아군이 공세를 잘하진 못했지만, 쉽게 궤멸하거나 항복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개활지 포격 공방을 될 돈바스에서 양측의 전력은 엇비슷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캐나다로부터 사거리가 긴 중포를 공수받아 부족한 전력을 만회했으며, 러시아군은 여전히 숫자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더 많은 병력을 돈바스에 보내더라도 목표 달성을 위해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코프만은 "복무 경험이 있는 예비군을 동원하려는 조치를 준비 중"이라며 "현재로선 이 시도가 러시아의 마지막 공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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