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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2명 중 1명꼴 "코로나19 감염시 심각할 것"

중앙일보

입력

60세 이상 고령층 2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심각할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나쁘다고 여길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코로나19를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실외 마스크 프리’의 이득보다 위험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건강상태 나쁠수록 "위협적" 느껴 #마스크 해제엔 "이득보다 위험 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지난 6~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인식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조사 문항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인식 ▶코로나19 위협 크기 인식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등에 대해서였다.

국민 3명 중 1명꼴로 감염 이력을 갖게 되어서인지, 코로나19 감염이 건강, 일상에 미칠 결과에 대해 “심각하다”고 느끼는 이들은 39.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초기인 2020년 1월 말에만 해도 ‘심각하다’ 응답은 73.8%였는데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사해온 2년여 만에 최저치다. 이외 ‘심각하지 않다’ 17.7%, ‘보통이다’ 42.5% 였다.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마련된 대전월드컵경기장 앞 유성구 선별진별소에서 의료진들이 방문한 시민들을 신중히 검사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마련된 대전월드컵경기장 앞 유성구 선별진별소에서 의료진들이 방문한 시민들을 신중히 검사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다만 주관적 건강 상태나 연령에 따라 코로나19를 위협적으로 느끼는 정도가 갈렸다. 코로나19가 내 건강, 일상에 미칠 결과에 대해 ‘심각하다’고 보는 이들은 60세 이상에서 절반 이상(50.4%) 그렇다고 응답해 가장 높았다. 30대(41.0%)가 다음이었고, 50대(40.9%), 40대(37.2%), 20대(29.9%) 등이었다. 주관적 건강 상태에 따른 인식도 차이 났다. 본인 건강이 나쁘다고 여기는 경우 역시 절반 이상(56.5%)은 감염이 미칠 결과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건강 상태가 ‘좋음’ ‘중간’일 때는 각각 38.4%, 31.6%였다.

유명순 교수는 “잠재적인 건강 취약층은 여전히 과반 이상이 코로나19 감염 결과를 심각하다고 여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건강 취약층이나 비확진자 등 위험을 상대적으로 높게 인식하는 국민을 위해 방역과 의료대응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개편되고 있는지 알려 안심과 신뢰 속에 일상복원이 속도를 내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확진 경험 여부에 따라서도 코로나19 위험을 인식하는 게 달랐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적 있는 경우(277명)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36.8%)과 감염되면 결과가 ‘심각하다’는 응답(33.8%)이 비슷했다. 확진 경험이 없는 경우(741명)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들은 14.8%로 낮았다. 반면 감염 시 영향이 ‘심각하다’고 답한 경우는 42%나 돼 격차가 컸다.

유명순 교수는 “걸려 본 사람들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감염되었어도 다시 감염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는 식의 인식이 높지만, 감염된 적 없는 사람들은 ‘걸리면 큰일일 수 있다’는 생각을 상대적으로 더 한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런 결과는 주관적인 위험 판단은 바이러스에 대한 위해성 정보만이 아니라 해당 위협에 관련된 지난 경험과 그 경험이 남긴 심리적 결과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문헌의 내용과 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매장에 붙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안내문.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매장에 붙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안내문. 연합뉴스

실외 노마스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득과 위험에 대해 물었더니 둘이 비슷하거나 같다고 보는 이들이 40.3%로 가장 높았다. 의외로 ‘위험이 이득보다 크다’(34%)가 뒤를 이었다. ‘이득이 더 크다’는 응답은 21.7%로 낮았다.

위험이 크다고 보는 응답자는 그 이유로 ▶심리적 부정적 영향(방역 무관심, 실내 마스크 착용 등 주의력 방심) ▶부정적 일상 변화(실내 마스크 착용 실천 감소 등) ▶마스크 착용이 차지하는 위치나 의미 ▶실외에서의 감염 위험도 등을 꼽았다.

유 교수는 “2020년 이후 계속돼온 거리두기 조치 대부분이 해제된 가운데 마지막 보루 같은 실내 마스크 착용에 심리적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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