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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치아 신경치료 'C형 근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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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기고 김신영 서울성모병원 치과보존과 교수

근관치료(이하 신경치료)는 치아우식증이 진행돼 치아 신경에 염증이 생겼거나 괴사됐을 때, 신경을 제거하고 신경관 내부를 깨끗하게 확대 세척한 후 신경관을 충전해 자연치아를 발치하지 않고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한국인의 하악 제2대구치에서는 C형 근관이 40% 이상의 빈도에서 발견된다고 보고됐고, C형 근관에서 신경치료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정상 형태의 근관에 비해 치료자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C형 근관에서 신경치료를 시행할 때에는 일단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C형 근관의 형태를 완전히 숙지해야 하고, 현미경을 통해서도 정확한 확인이 어려울 경우는 Cone-beam CT를 이용해 뿌리 끝까지 형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C형 근관은 근관 입구에서는 완전히 연결된 C1 타입이 대부분이며, 뿌리 끝에서는 분리된 형태인 C3 타입이 많이 발견된다. C3 타입은 분리된 신경관 사이가 ‘isthmus’라고 하는 좁은 관으로 연결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뿌리 끝의 isthmus(좁아진 지형)는 부위를 어떻게 처치해 주느냐가 결국 C형 근관의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 된다. 형태를 인지한 다음에는 신경치료의 통상적 방법대로 신경관 확대 및 세척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때 세척 과정에서 음파 또는 초음파 세척기기를 사용해 세척액의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구가 닿지 않는 isthmus 부분에 남아 있는 신경 잔사와 세균을 최대한 세척해 제거하고, 간극 없이 3차원적인 밀폐를 이루며 신경관을 충전해 주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C형 근관의 비정형적 구조로 인해 신경관 내에 세균과 신경 잔사의 완벽한 제거가 어렵고, 이로 인해 충전 재료와 C형 근관벽 사이에 누출이 생길 수 있으며, 근관 사이 isthmus 내부에 남아 있던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환자가 신경치료 후에도 통증을 지속해서 호소할 수 있는데, 재신경 치료가 어려운 경우 의도적 재식술이라는 수술적 방법이 필요할 수 있다.

의도적 재식술은 치아를 발치해 구강 외에서 이뤄지는 수술로, 복잡한 C형 근관의 뿌리 끝부분을 절제하고 역삭제 및 역충전을 통해 신경관을 간극 없이 밀폐할 수 있다. 특히 C형 근관을 가진 치아들은 대부분 치아 뿌리가 하나로 융합돼 있어 발치 시 뿌리의 파절 없이 비교적 쉽게 발치를 시행할 수 있다. 구강 외에서 수술을 시행한 후 재식도 쉽게 가능하며, 단시간 수술 시 성공률도 높은 편이다.

2022년 5월을 기준으로 C형 근관의 신경치료 시 보험고시가 개정돼 앞으로 C형 근관의 신경치료 성공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인에서 유병률이 높다는 점을 생각할 때 앞으로 C형 근관의 신경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해서 필요할 것이다.

김신영 서울성모병원 치과보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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