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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尹, 바이든 환영식 군 연병장서 해야…아프리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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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오는 10일 임기를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시작이 잘못됐기 때문에 상당히 고전할 것"이라며 "청와대 이전 문제로 내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 정부에 조언해달라'는 질문에 "의전과 행사기획 측면에서만 보자면 어떤 행사든 가장 중요한 건 장소와 시간, 내용"이라며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빈으로 오든 실무로 오든, 만약 공식 환영식을 해야 되면 국방부 연병장에서 해야 된다"고 언급했다.

탁 비서관은 "전 세계적으로 군부대에서 공식 환영식을 하는 건 아프리카 몇 나라 정도밖에 없다"며 "장소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는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관저와 집무실이 분리되는 것도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밖에 없게 될 것이다. 그러면 모든 시스템이 두 벌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아무리 거짓말을 하고 대충 농치고 사람들한테 없는 말을 하더라도 그 불편함과 부족함이 곧 본인들에게 다 닥칠 것"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새 정부에 대한 덕담을 요청하자 탁 비서관은 "일을 열심히 하라. 일을 열심히 하면 저처럼 욕을 먹을 것이고, 일을 대충하라. 대충하면 본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결론은 이도 욕먹고 저도 욕먹으니 소신대로 최선을 다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5년을 잘 이끌어주시길 바란다"며 "이건 진심이다"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문 대통령을) 걸고넘어지면 물어버릴 것'이라는 최근 자신의 발언이 정치권에서 화제가 된 데 대해 "대통령을 걸고넘어지면 5년 동안 대통령을 모셨던 의전비서관으로서 물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퇴임하는 대통령은 아무 힘이 없다. 어떤 권한도 없고 어떤 권력도 없다"며 "퇴임하는 대통령의 유일한 소망은 잊히고 싶다는 것이고 조용히 살고 싶다는 것인데 그런 대통령을 걸고넘어지면 5년 동안 대통령을 모셨던 의전비서관이 물기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니냐. 그게 의리고 도리 아니냐"고 말했다.

진행자가 '문다는 표현은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은유적 표현인가'라고 묻자 "진짜 문다고 생각하신 건 아니지 않냐"라며 "저도 공무원이고 검찰도 공무원이다. 그런데 검사들은 모여서 집단으로 성명도 발표하고 심지어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기도 하지 않나. 그런데 의전비서관은 찍소리하지 말고 문이나 계속 열어드려야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그렇게 일하고 싶지도 않았고 앞으로 누가 되든 간에 공무원도 입이 있고 생각이 있고 또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맞는 말이냐 틀린 말이냐가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탁 비서관은 오는 9일 오후 6시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뒤 김정숙 여사와 청와대 정문 쪽으로 걸어 나와 마지막 퇴근길 인사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공식적으로 대통령 퇴임식이라는 게 없고, 없는 걸 일부러 만들어서 하는 것도 대통령이 원하시는 일이 아니다"라며 "저녁 6시에 밖으로 나가면 아마도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있을 테니까 대통령 마지막 퇴근길 보시겠다고 오신 분들인데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가장 꾸미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걸어 내려오셔서 악수도 나누고 인사도 하며 걸어 내려오시다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 한마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자연스러운 모습 중 깜짝 이벤트가 머릿속에 있느냐'고 묻자 탁 비서관은 "그런 것이 없을 리는 없다. 없을 리는 없는데 그날 확인해 보시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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