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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입문은 미 청소년의 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프로 스포츠의 천국인 미국에서는 최고인기 종목인 프로야구의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스토브리그로 돌입해 야구지망생들은 각 구단의 프런트를 쉴새없이 노크하고 있다.
마을마다 야구장이 있는 미국의 어린이들은 야구와 함께 성장하며 걸음마보다 방망이를 먼저 휘두를 정도다.
프로 및 아마를 포함, 야구 선수로 등록된 선수는 1백만명이 넘고 있으며 동네마다 있는 커뮤니티 리그까지 합치면 3백만명 이상이다.
미국 프로야구단은 풍부한 선수 층을 바탕으로 선수의 선발·관리가 과학적이고 엄격하다.
예비스타를 뽑는 프로구단의 스카우트는 구단마다 보통 10여명씩 있으며 또 휘하에 통신원역할을 하는 보조 선발요원이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다.
뉴욕 메츠의 스카우트 책임자인 데이브 존스 부사장은 각 스카우트 및 통신원들의 선수발굴제보에 따라 중남미와 호주까지 선수사냥(?)에 나선다.
선수선발은 대개 타격·수비·주루 순으로 실시하는데 타격은 타격 자세와 스윙 속도 등을 보며 수비부분은 판단력 및 송구능력 등을 4등급으로 나눠 세밀히 관찰한다.
스카우트들은 선수들의 주력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으며 출발·가속·슬라이딩 순으로 구분해 부분마다 3곳의 체크포인트를 설정, 4개의 초시계를 동원해 분석할 정도다.
이같은 테스트는 경기 중 선수들 모르게 관중석에서 실시하며 개별테스트 요청 시엔 팀의 일원으로 연습경기 등에 출전시켜 능력을 테스트하는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6개월간의 시험기간을 두는 경우도 있다.
스카우트들은 22세 이상 된 선수를 눈여겨보는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 20세미만의 청소년 선수를 선발대상으로 하고 있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본인 스스로가 진로를 결정하는 미국의 풍토와 걸맞게 프로구단의 유혹을 받은 선수들은 고졸이후 주저 없이 프로에 입문한다.
그러나 프로 입문을 그들이 꿈꾸는 메이저리그 진출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만큼 어렵다.
메이저리그 26개 팀에 진출하려면 팜 팀이라 불리는 마이너리그 싱글A→더블A→트리플A의 관문을 거쳐야 하는데 5년 내 진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23세를 넘길 경우 통상 선수 스스로가 유니폼을 벗는다.
마이너리그에는 19개 리그의 1백90개 팀에 6천명이 넘는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는 40명 미만이다.
야구지망생이「불나비」처럼 미국 프로야구에 매달리는 것은 최저연봉이 10만 달러이며 스타가 될 경우 상한선이 없는 수백만 달러의 연봉에다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는 아메리칸 드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할 경우 비관으로 권총 자살하는 청소년 선수까지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있다.
그러나 화려한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기까지에는 설움과 비관의 세월을 견뎌내야만 한다.
미국 대학 야구선수들도 프로 입단을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있어 일반 학생들과의 성적 차는 크다. 평균 학점인 C학점에도 미달되는 선수가 상당한 것으로 유에스 투데이지 조사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또 월2천달러를 받는 2군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출세하는 길이라고 맹신하고 있으며 흑인 선수일수록 이같은 사고가 두드러져 차별과 편견이 엄존하는 미국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의 프로야구 등용문은 더 좁아지고 있는 최근 프로구단들은 한술 더 떠 자국내 선수보다 몸값이 싼 남미선수들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현재 남미계 선수들은 LA다저스의 발렌수엘라 투수(멕시코)처럼 각 구단의 핵심 멤버로 자리잡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비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연봉차별을 받고있다.
2억5천만 미국인을 사로잡는 프로야구의 마력 때문에 지금도 각 구단의 스카우트들은 하와이를 비롯한 미국전역을 누비며 대어 찾기에 혈안이 되고있는 것이다.<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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