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KDI “주택시장 하향조정 국면, 서울은 주거비 부담 커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주택시장이 하향 조정기에 접어들었다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원(KDI)이 진단했다.

2일 KDI는 ‘부동산 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KDI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하면서 전국적으로 매매가격 상승률이 둔화했다”며 “올 1분기 주택매매ㆍ임대시장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하향 조정 국면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남산에서 본 서울 아파트.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남산에서 본 서울 아파트. 연합뉴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전 분기와 비교해 0.1%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상승률 1.8%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주택매매가격 상승률도 올 1분기 7.5%로, 지난해 4분기 9.9%에서 둔화했다.

KDI는 “주택매매시장은 전국적으로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둔화했다”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해 9월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금융규제도 강화되면서 가계의 매매 수요가 감소했고,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도 지속적으로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 둔화가 더 뚜렷해지겠다고 KDI는 전망했다. 보고서에서 “향후 주택시장은 전국적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매매ㆍ전세 시장의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지적으로는 공급 여건에 따라 임대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또 “정책금리의 상승 기조가 이어진다면 가계대출의 기회 비용이 증가하면서 매매ㆍ전세가격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KDI는 이와 별개로 서울 지역 주거비는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 2분기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서울의 경우에는 2분기 아파트 공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주거비 상방 압력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대출금리 인상과 금융규제로 부동산 시장 전반이 가라앉더라도 서울 지역 전ㆍ월세, 대출이자 등 주거 비용은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이상규 KDI 전문위원은 ‘미국 주택시장 동향과 인플레이션(고물가)’ 보고서에서 “미국 주택가격은 저금리(2020년 이전)와 지난해 임대료 상승 등으로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반면 신규 주택 공급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수요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거비 상승으로 미국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등락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정도다. 올 3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8.5%로 40년래 최고를 기록했지만, 최근 주거비 상승분이 충분히 반영된 수치는 아니다.

이 위원은 미국 부동산 플랫폼 기업인 ‘질로우(Zillow)’ 통계를 인용해 “올 1분기 (미국) 주택매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0.3% 상승하고, 임대가격도 16.8%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매매ㆍ임대가격의 상승은 소비자물가지수 주거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향후 이와 같은 주거비 상승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의 지속적인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