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中에 투자하는 '큰손'의 경고 "中, 2008년 美금융위기 같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회사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창립자 웨이젠 샨.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nia 홈페이지 캡쳐]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회사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창립자 웨이젠 샨.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nia 홈페이지 캡쳐]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대표가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세계 금융 위기에 버금가는 “심각한 경제 위기를 초래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에 투자하는 금융계 인사가 중국 정부를 직접 비판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홍콩에 위치한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ㆍPacific Alliance Group) 설립자 웨이젠 샨(Weijian Shan) 회장은 “현재 중국 경제가 지난 30년 만에 최악의 상태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주식에 대한 시장 심리가 최저치로 떨어졌고, 중국 국민들의 불만도 30년 이래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샨 회장이 투자자들과의 회의 영상에서 이같이 발언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샨 회장은 홍콩과 중국 본토에서 가장 유명한 금융 투자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미국 JP모건체이스의 중국 팀을 이끌었으며 2005년 중국 은행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첫 번째 거래였던 선전(深圳)개발은행 인수를 주도했다. 현재 PAG 그룹은 500억 달러(약 63조원) 이상의 펀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27일 상하이 항구에 정박해 있는 컨테이너 선박. 상하이 봉쇄 이후 전달 대비 수출입 물동량이 15% 가량 줄었다. [신화통신=연합]

27일 상하이 항구에 정박해 있는 컨테이너 선박. 상하이 봉쇄 이후 전달 대비 수출입 물동량이 15% 가량 줄었다. [신화통신=연합]

샨 회장은 “금융 중심지인 상하이를 포함한 중국 경제의 상당 부분이 ‘가혹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절반 이상 마비됐다”며 “경제에 대한 영향이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계 금융 위기였던 2008년의 미국과 유럽처럼 느껴진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의 성장과 시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지만 현재 중국 시장에 대해선 매우 신중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제로코로나 방역은 전염병의 영향으로부터 경제 발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이 과정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투자하는 금융계 고위 인사가 중국 정부의 문제를 직접 언급하는 건 전례를 찾기 어렵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CEO)은 “자신의 은행이 중국 공산당보다 오래 갈 것”이라는 농담을 했다가 두 차례 사과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CSI300(상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 대표 300종목)은 지난 26일 2020년 8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 캡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CSI300(상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 대표 300종목)은 지난 26일 2020년 8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 캡쳐]

샨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외국계 펀드 회사들이 중국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상하이를 5주간 폐쇄한 중국은 제로코로나 정책의 여파로 주식 시장도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CSI300(상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 대표 300종목)은 지난 26일 2020년 8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시보는 중국의 1분기 소매 판매 성장률이 전국에서 3.3%에 그쳤다고 전했다. 영화 박스 오피스 수익은 전년 동기간 대비 23% 감소한 140억 위안(2조6500억)을 기록했고 외식업 매출도 16.4% 감소했다. 3월 실업률은 5.8%로 2020년 5월 이래 가장 높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조사기관인 퓨리서치는 미국 성인남녀 35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중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미국인이 지난해에 비해 6%포인트 증가한 8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92%가 ‘심각한 문제’라고 평가했으며 이중 62%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