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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도 모르는 사람 공천"…경기도 공천 탈락자들 거센 반발

중앙일보

입력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투표 독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투표 독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이 된 경기도 현역 시장·군수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각 정당에 재심을 청구하는 등 이의를 제기하거나 일부는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며 당을 압박하고 있다.

경기 현역 기초단체장 4명 컷오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18일부터 경기도의 기초단체장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은 경기도 기초단체장 선거구 31곳 중 26곳의 공천심사를 마친 상태다. 국민의힘은 특례시 3곳(수원·고양·용인)을 포함, 25곳의 공천심사를 끝냈다.

공천 결과 민주당은 현역 기초단체장 중 안산시 윤화섭 시장과 광명시 박승원 시장, 파주시 최종환 시장을 컷오프 했다. 국민의힘은 김광철 연천군수를 공천 배제했다. 이들의 컷오프를 놓고 지역 정가에선 뒷말이 나오지만, 각 정당 관계자들은 “컷오프 사유는 재심 청구를 한 대상자에게 개인적으로 설명한다”며 밝히지 않았다.

“적합도 1위인데 왜 ?” 탈락자들 재심 청구

해당 기초 단체장들은 “잘못된 공천”이라며 반발했다. ‘현직 프리미엄’ 등으로 지역 일간지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입장문을 내고 “초박빙의 선거 구도 속에서 가장 유리한 현직 시장에게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지역 선거는 물론 도지사 선거까지 패배의 늪으로 밀어 넣는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난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SNS에 “공심위원들이 3인 경선을 배제하고 광명시의 길도 잘 모르는 사람에게 단수공천이라는 불공정한 결정을 내렸다”며 “압도적 우세를 보이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배제한 공관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광철 연천군수가 국민의힘 중앙당 앞에서 경선후보자 컷오프에 대한 재심 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광철 연천군수측 제공

김광철 연천군수가 국민의힘 중앙당 앞에서 경선후보자 컷오프에 대한 재심 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광철 연천군수측 제공

최종환 파주시장 역시 SNS에 “공천심사 결과에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수 없다”며 “오욕의 정치를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추방해 정정당당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공천심사에서 배제된 김광철 연천군수는 “여론조사 1위이자, 2018년 탄핵의 열풍에도 당을 지켜낸 현직군수를 아무런 설명도 없이 경선조차 참여시키지 않는 것은 공천학살이고 윤석열 당선인의 공정과 상식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모두 각 당에 재심청구를 한 상태다. 일부 후보는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공천 기준 모호하다” 지적도

각 정당은 당 기여도와 의정 활동 능력, 도덕성, 당선 가능성, 면접(시험) 점수 등으로 공천 대상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심사 기준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크다. 안산 호남향우회는 “안산 향우회 회원 대부분이 민주당원일 정도로 안산을 민주당 텃밭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는데 민주당이 호남 출신 유력 후보 등을 경선조차 붙이지 않고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수원시장 후보 경선에서 배제된 조석환 수원특례시의회 의장과 조명자 시의원은 각각 청년, 여성공천 확대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조신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는 25일 더불어민주당 비대위가 성남시장 후보에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전략 공천하기로 한 것에 반발, 철회를 요구하며 성남 야탑역 광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조신 후보 캠프

조신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는 25일 더불어민주당 비대위가 성남시장 후보에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전략 공천하기로 한 것에 반발, 철회를 요구하며 성남 야탑역 광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조신 후보 캠프

민주당은 은수미 시장의 불출마로 자리가 빈 성남시장 후보로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을 전략 공천하기로 했는데 일부 예비후보는 ‘낙하산 공천’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한 예비후보는 “도덕성 검증을 강화하겠다면서 부동산 문제로 구설에 오른 후보를 경선 대상에 올리는 등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부 공천 탈락 후보들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재심 공천 탄원동의서를 받고, 당사 앞에서 항의 시위·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 정당 관계자는 “각 후보가 열심히 준비한 만큼 공천 탈락에 억울함을 느꼈을 것”이라며“재심 청구된 내용을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 재심위원회는 이날 김포시장 후보 중 유일한 여성 후보였지만 컷오프된 신명순 김포시의회 의장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김포시장 민주당 경선은 5인이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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