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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로봇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 무릎 회복 더 빠르고 편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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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최신 수술법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나이 들수록 더 두려워지는 질환이다. 무릎관절이 퇴화해 관절이 자주 붓고 아프며 소리가 난다. 그러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불편해지고 아파서 잠도 잘 이루지 못한다. 결국엔 스스로 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고통스러운 생활을 이어간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다른 치료로도 관절염이 낫지 않거나 나을 가능성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최후의 치료다. 손상된 관절뼈를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로 통증을 완화해 좀 더 활동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도움된다.

 최근엔 이 분야에 로봇 기술이 접목돼 수술의 정확도를 향상한다. 대표적인 인공관절 수술 로봇은 마코 스마트로보틱스(마코 로봇)다. 전 세계 29개국에서 1300여 대가 인공관절 수술에 활용되고 있으며 국내외 50만 건 이상의 치료 사례를 통해 안전성과 긍정적인 수술 예후를 입증받았다. 지난 3월엔 전북 전주 소재 우리들정형외과가 마코 로봇을 도입했다.

  이곳은 20년 이상 정형외과를 주 진료과목으로 하는 관절 중점 진료 의원이다. 특히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8000회 가까이 시행하는 등 임상 경험과 수술 노하우가 풍부하다. 우리들정형외과 오상수 대표원장은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에 대한 노하우와 가장 진보한 마코 로봇 시스템을 함께 수술에 적용하면 시너지가 발생해 좋은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들정형외과 오상수 대표원장은 “22년간 쌓은 인공관절 치환술 노하우에 마코 로봇 시스템을 적용해 수술의 완성도와 치료 효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우리들정형외과 오상수 대표원장은 “22년간 쌓은 인공관절 치환술 노하우에 마코 로봇 시스템을 적용해 수술의 완성도와 치료 효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마코 로봇 수술, 29개국서 50만 건 이상

마코 로봇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 과정은 이렇다. 우선 환자의 고관절·무릎관절·발목관절 등에 대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진행해 3차원 영상으로 구성한다. 이를 토대로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특성을 고려해 인공관절 크기와 뼈의 절삭 정도, 대퇴골(허벅지뼈)의 회전 각도, 경골(정강이뼈)의 후방 경사도 등의 수술 계획을 수립한다. 수술실에선 환자 다리에 센서를 부착해 로봇과 연동한 다음, 다시 한번 로봇 시스템을 이용해 인대의 균형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최종적으로 수술 계획을 수정한다.

 일반적인 인공관절 치환술은 수술 중 정확한 절삭과 다리 축·정렬을 맞추기 위해 대퇴골에 지름 약 1㎝의 구멍을 내고 30㎝ 정도 되는 절삭 가이드 기구를 넣어 진행한다. 그러나 마코 로봇은 환자 무릎에 부착한 센서를 활용해 계산하므로 절삭 가이드 삽입 과정이 생략돼 불필요한 뼈 손상이나 출혈 가능성을 줄인다. 출혈이 감소하면 추가 수혈에 대한 부담이 적어 수혈에 따른 합병증과 감염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 오 대표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가이드 삽입 과정이 생략돼 출혈량이 적고 대퇴골에 손상을 주지 않아 고령층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수술 집도의는 로봇팔을 이용해 계획한 대로 뼈를 안정적으로 절삭한다. 이때 계획된 수술 범위 밖으로 절삭이 이뤄지지 못하게 하는 안전장치인 햅틱 기술이 있어 최소한의 뼈만 정확하게 깎아낸다. 오 대표원장은 “수술 중 실시간으로 절제 범위를 모니터링하고 햅틱 존이라는 안전구역을 벗어날 수 없도록 한 설계로 관절 주변의 신경과 혈관, 인대 손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수술 과정은 고난도 수술에서 빛을 발한다. 최모(78)씨는 15년 전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다리에 변형이 와서 오자 다리 교정술을 받았다. 그러다 최근 다시 악화해 인공관절 치환술이 불가피했다. 이런 환자는 대퇴골의 외회전이 증가해 있다. 일반 수술이라면 대부분 수술 집도의의 경험·감각에 의존해 각도를 교정한다. 하지만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3D CT 영상으로 얻은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특성을 반영해 외회전 각도를 정밀하게 교정하고 절삭한다. 오 대표원장은 “정확한 각도 조정으로 수술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며 “만족스러운 수술 결과를 얻어 현재 환자는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수술 후 통증 적어 재활도 빨라져

수술의 정확도 향상은 빠른 회복으로 이어진다.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해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크게 줄어든다. 그럴수록 재활 치료에 빠르게 임할 수 있어 회복 속도가 향상된다. 실제로 국제골관절연구학술지(2017)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 환자와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통증 지수를 비교한 결과, 수술 후 첫날부터 8주까지 평균 통증 지수가 로봇 수술 환자 그룹이 일반 수술 그룹보다 약 55.4% 더 낮았다.

 국제무릎수술학술지(2019) 논문에선 일반·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기능적 활동 점수를 비교했더니 걷거나 서 있는 상태의 개선 정도가 일반 수술은 4.8점인 데 반해 로봇 수술은 6점으로 더 높았다. 걷기나 다리 방향 전환, 계단 오르내리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 일상적인 활동 개선 정도도 일반 수술 10.1점, 로봇 수술 11.4점으로 차이가 났다. 쪼그려 앉기나 무릎 꿇기, 달리기와 같은 고도의 활동 개선 역시 일반 수술 4.6점, 로봇 수술 6.2점이었다.

 기능 회복이 빨라지면서 퇴원 기간에도 차이를 보였다. 영국 정형외과학회지(2018)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로봇 수술 환자는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보다 누워서 다리 들어 올리기 등 하체 기능을 회복하는 데 11시간 빨랐고, 일상생활에 복귀하기까지 걸린 기간도 하루 이상(28시간) 짧았다. 그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정확한 수술과 빠른 회복을 도모할 수 있는 좀 더 발전된 치료 방법”이라며 “우수한 수술 예후로 이어져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전북 지역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Tip 우리들정형외과가 꼼꼼히 알려주는 로봇 수술 주의점 

수술 경험 풍부한 의료진 선택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절개 범위가 넓고 인대·근육이 얽혀 있어 정상 조직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다리 전체의 축과 균형을 고려해 뼈를 정확하게 절삭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환자 사례 경험이 다양하고 수술 노하우가 많은 의사를 선호하는 이유다. 로봇 수술도 결국 의사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려면 무릎 수술에 대한 숙련도가 높은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수술 전 무릎 주사 시술 피해야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오래 앓으면 증상 완화를 위해 뼈 주사, 통증 주사, 연골 주사나 무릎 부위에 한방 침을 맞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이런 시술이 자칫 피부를 통한 감염의 경로가 될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의 대표적인 실패 요인이 감염이다. 감염으로 염증이 생기면 재수술을 해야 하는 등 수술과 재활이 복잡하고 힘들어진다. 따라서 최소 수술 한 달 전부터 관절강 내 주사나 한방 침을 맞지 않는 것이 감염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수술 후 적절한 재활로 회복 도모

일반 수술 환자는 대개 수술 일주일 뒤부터 보행을 시작한다. 그러나 로봇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3일만 돼도 보행할 수 있다. 다만 수술 후 4주 동안은 보행기(워커)를 이용하는 게 좋다. 체중을 분산시키면서 균형을 잡고 선 뒤, 보행기를 먼저 이동시킨 후 다리를 앞으로 움직인다. 서두르지 말고 가능한 한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근력과 지구력을 서서히 향상해 나간다. 수술 후 2개월까진 감염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욕조에 들어가는 입욕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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