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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韓의용군 '복수 사망자 있다'첩보...이근도 연락두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의용군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 국민 가운데 복수의 사망자가 있다는 첩보를 유관국으로부터 확보해 진위 여부를 확인 중이다. 사실일 경우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후 한국 국적자들이 사망한 첫 사례다.

우크라이나 군인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베레지브카 마을에서 러시아 군이 남기고 간 지뢰를 수색하는 모습. AP/Efrem Lukatsky.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베레지브카 마을에서 러시아 군이 남기고 간 지뢰를 수색하는 모습. AP/Efrem Lukatsky. 연합뉴스.

"복수의 의용군 사망 첩보"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정부는 최근 유관국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용군으로 참여하고 있는 우리 국민 중 사망자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으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국적자들이 사망한 게 사실이라면 전투 중 상황에서 벌어진 일로 추정된다. 정부가 첩보를 입수한 시점은 지난 20일이라고 한다.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는 한국 국적자들의 정확한 신원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앞서 해군특수전전단 대위 출신 유튜버 이근(38) 씨 일행 6명은 지난달 의용군에 참여하겠다며 우크라이나로 갔고, 일부는 귀국했다. 다만 "여전히 무단 체류하고 있는 국민이 4명에 이르며, (이 씨를 포함해)이 중 3명은 의용군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근 등 연락두절"

외교부는 그간 우크라이나에 무단 체류 중인 한국인들에 대해 직접 연락을 시도하는 한편 가족 등을 통해서도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다만 외교 당국의 연락은 물론 가족의 연락도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실제 사망자가 나왔다면, 이처럼 연락이 완전히 두절된 이들 중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근 씨도 역시 현재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및 관련국에 지금까지 파악된 사망자 명단 등을 공유해달라고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도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첩보가 있어도 진위 여부까지 정확히 가려내기는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러시아와의 전면전이 가속화하며 자원 외국인들로 구성된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을 창설했다. 총 규모나 국적별 참여 인원 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시 당국이 공개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폭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에서 결사 항전을 이어가고 있다. 마리우폴 시 당국. AFP. 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시 당국이 공개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폭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에서 결사 항전을 이어가고 있다. 마리우폴 시 당국. AFP. 연합뉴스.

러, 의용군 범죄자 취급 방침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의 데미안 마그로 대변인은 최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의용군들이 일부 전선에 배치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의용병 중 전사자가 발생하게 되면 공식적인 외교 연락망을 통해 해당 사실을 통보하고 시신을 인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비롯해 남부 마리우폴에서도 대규모 교전이 진행되고 있다. 수도 키이우와 서부 중심도시 르비우 등에서도 미사일 공세가 강화되는 등 상황은 연일 악화 일로다.

한국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의용군 신분으로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힐 경우에도 신변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러시아는 다국적 의용군들을 사실상 범죄자에 준해 취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7일 “외국 용병들은 국제인도법상의 전투원 지위에 있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해 참전한 만큼 형사 책임 및 장기간 징역이 최선의 결과임을 상기한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 무단 입국자들을 형사 처벌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이미 6명을 여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우크라이나에 갔다 귀국한 4명 중 3명을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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