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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컴백, ‘피지컬 앨범’ 아닌 ‘디지털 싱글’이라 실망했다, 이게 무슨 말? [알려드립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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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은 지난 5일 디지털 싱글 '봄여름가을겨울 (Still Life)'을 발매하고 약 4년만에 컴백했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빅뱅은 지난 5일 디지털 싱글 '봄여름가을겨울 (Still Life)'을 발매하고 약 4년만에 컴백했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K팝 아티스트 컴백을 기다리는 팬의 관심은 발매 앨범이 ‘피지컬 정규’인지 ‘디지털 싱글’ 또는 ‘EP’인지에 쏠립니다. 이것만 봐도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가 티가 나기 때문이죠. 여기서 ‘피지컬’은 CD처럼 실물로 만질 수 있는 앨범, ‘디지털’은 온라인 스트리밍 또는 다운로드로만 들을 수 있는 앨범을 지칭합니다. 네, 1990년대 초 2010년대까지 열심히 듣던 그 음악 CD 맞아요. 요즘 팬들은 CD 플레이어가 없어도 이걸 삽니다. 팬들은 소장할 수 있어 실물을 선호하지만, 손익분기점 달성이 만만치 않아 기획사는 꺼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빅뱅은 지난 5일 새 앨범을 냈는데, 디지털 싱글이라 팬덤은 실망했습니다. 4년 만에 나온 앨범이 달랑 한 곡이고, 실물을 구매할 수도 없기 때문이죠. 반면 방탄소년단(BTS)은 오는 6월 피지컬 앨범을 1년 7개월 만에 낸다고 밝혀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퍼미션 투 댄스’는 디지털 싱글이었죠.

음원 차트에서 앨범을 검색하면 상단에 '싱글' '정규' 'EP' 등 앨범의 종류가 적혀있다. [멜론 캡처]

음원 차트에서 앨범을 검색하면 상단에 '싱글' '정규' 'EP' 등 앨범의 종류가 적혀있다. [멜론 캡처]

이렇듯 K팝 산업에 대해 알고 싶다면, 앨범 종류부터 알아야 합니다. 어떤 가수가 잘나가는지, 소속사에서 얼마나 밀어주는지, 이번 컴백에 힘을 줬는지,시늉만 했는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정규와 싱글 정도로만 나뉘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종류가 꽤 복잡해졌습니다. 다양한 음원 발매 관련 용어를 정리했습니다.

수록곡 수에 따라 달라지는 싱글·더블 싱글·EP

지난해 12월 데뷔한 아이브는 이달 벌써 2번째 싱글을 발표했다.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지난해 12월 데뷔한 아이브는 이달 벌써 2번째 싱글을 발표했다.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MP3 플레이어의 보급으로 음원 스트리밍이 시작된 2000년대는 디지털 싱글의 시대였다. 과거 10곡이 넘는 곡을 녹음해 앨범을 발매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1곡만 디지털 플랫폼에 올리는 방식이다. 작곡·녹음·인쇄·배포 등 제작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어 업계에 유행처럼 번졌다.

정규 앨범이 나오기 전 타이틀 곡을 ‘선 공개’하는 방식으로 홍보하는 역할도 있어 신인 가수의 경우 대부분 디지털 싱글 형태로 첫 앨범을 낸다. 여기서 약간의 차별화를 위해 2~3곡을 녹음하는 ‘더블 싱글’의 개념도 있다.

예를들어,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안유진 등이 속한 걸그룹 아이브는 데뷔한 지 반년도 안돼 벌써 두 개의 싱글 앨범을 냈다. 데뷔곡 ‘일레븐’에 이어 최근 선보인 ‘러브 다이브’다. 한 곡만 만들면 앨범 하나가 완성되기 때문에 연달아 발매가 가능하다. 러브 다이브가 스포티파이, 빌보드, 애플뮤직 등 전 세계 차트에 오르며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아이브의 다음 정규 앨범의 수록곡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싱글 앨범의 다음 단계는 ‘EP 앨범’이라고 한다. 익스텐디드 플레이(Extended Play)의 약자로, 보통 4~7곡을 녹음한다. 이를 ‘미니 앨범’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엄밀히 말해 미니 앨범은 한국에서만 쓰는 표현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달 미니 6집 ‘오디너리’로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 K팝 역사상 세번째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앨범에는 타이틀 곡 ‘매니악’을 포함해 총 7곡이 들어있다.

하이브와 쏘스뮤직이 선보이는 걸그룹 르세라핌은 데뷔앨범으로 미니앨범을 선보인다. [사진 쏘스뮤직]

하이브와 쏘스뮤직이 선보이는 걸그룹 르세라핌은 데뷔앨범으로 미니앨범을 선보인다. [사진 쏘스뮤직]

하이브가 선보이는 첫 걸그룹 르세라핌 역시 오는 2일 첫 미니 앨범 ‘피어리스’를 공개한다. 신인인데 싱글이 아닌 꽉 채운 미니 앨범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하이브가 이 그룹에 기대가 얼마나 큰지 가늠해볼 수 있다.

한국에선 EP 또는 미니 앨범의 정해진 기준은 없다. 영국음반산업협회(BPI)는 총 수록 시간이 25분 미만, 수록곡 4곡 음반을 EP의 조건으로 본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에선 수록 시간 30분 미만, 수록곡이 3~5곡인 음반을 EP로 분류한다.

음반 시장도 뉴트로 열풍…디지털 싱글 가고 정규 앨범 뜬다  

보이그룹 SF9은 팬들의 항의 끝에 데뷔 4년만에 첫 정규 앨범을 냈다. [사진 FNC엔터테인먼트]

보이그룹 SF9은 팬들의 항의 끝에 데뷔 4년만에 첫 정규 앨범을 냈다. [사진 FNC엔터테인먼트]

정규 앨범은 10곡 이상이 담긴 음원을 말한다. 디지털 싱글과 EP의 홍수에 치여 사라질 뻔했던 정규 앨범에 대한 평가는 최근 사뭇 달라지고 있다. 수많은 아이돌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데뷔한 지 3, 4년이 넘어도 정규 앨범을 못 내는 경우가 늘어나자 정규 앨범 발매는 해당 그룹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이그룹 SF9은 데뷔 4년 만인 2020년 첫 정규 앨범을 냈다. 팬들이 “이만큼 활동했는데 왜 정규를 안 내주느냐”며 소속사에 항의해 탄생한 앨범이다. 요즘 팬덤 사이에서는 정규 앨범 발매 여부나 수를 그룹의 위상과 연결 지어 자존심 대결을 벌이기도 한다. 정규 앨범은 디지털과 실물로 나오는데, 팬들은 소유할 수 있는 실물 앨범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리패키지 앨범’은 이미 낸 정규 앨범 수록곡을 변형해 만든 앨범이다. 이미 나온 곡을 시대에 맞게 재구성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을 수정하기도 한다. 여러 가수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참여한 ‘컴필레이션 앨범’, 래퍼가 기존 비트 위에 새롭게 가사를 쓰고 녹음한 ‘믹스 테이프’, DJ가 여러 곡을 하나로 섞어 발매한 ‘믹스 앨범’ 도 요즘 자주 시도되는 앨범의 종류다. 이밖에 정규와 비정규 앨범 중에서 팬에게 사랑을 받은 노래만 모아 만든 ‘베스트 앨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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