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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도 자동차 만들까? 배터리 유니콘에 거금 투자한 텐센트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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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가 최근 광저우자동차그룹의 산하 배터리 기업에 투자했다. 중국 투자계 소식통은 지난 4월 6일 광저우쥐안기술연구유한공사(廣州巨灣技研有限公司, 이하 쥐안)의 경영변경으로 광시텐센트벤처캐피탈이 새로운 주주로 등장했다고 알렸다. 광시텐센트벤처캐피탈은 지난해 1월 설립된 텐센트 계열 벤처 투자 회사다.

쩡칭훙(曾慶洪) 광저우자동차그룹(廣汽集團, 이하 광치)회장은 최근 쥐안기술연구소가 A라운드 자금 조달을 완료했으며 그 금액은 80억 위안(약 1조 5468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광저우쥐안기술연구유한공사(廣州巨灣技?有限公司) 회사 전경. [사진 쥐안]

광저우쥐안기술연구유한공사(廣州巨灣技?有限公司) 회사 전경. [사진 쥐안]

텐센트가 이번에 투자한 쥐안기술연구소(이하 쥐안)는 배터리 업계의 유니콘이다. 2020년 설립된 쥐안은 광저우자동차그룹에서 출자한 내부 인큐베이션 기술 혁신 회사다. 광저우자동차그룹, 광치캐피탈유한회사(GAC CAPITAL), 광치R&D(GAC Research Institute)의 주요 기술팀과 제3자 전략적 파트너 지주 플랫폼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최초의 혼합소유 지배구조 혁신 기업이다.

쥐안은 XFC(eXtreme Fast Charge) 초고속 충전식 배터리와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 및 해당 시스템의 연구 개발, 생산, 판매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쥐안에서 생산한 쥐안 XFC 초고속 배터리는 설립 1년 만에 광치그룹의 전기차 회사인 광치아이온(GAC AION)이 출시한 전기차 모델에 적용됐다.

또 지난해 10월 쥐안의 배터리 산업 기지가 광저우 난사(南沙)에서 착공됐고, 연간 배터리 셀 생산 능력은 약 12만 대 규모의 8GWh로 2023년 상반기 완공돼 가동될 예정이다.

쥐안 XFC 초고속 배터리. [사진 쥐안 홈페이지 갈무리]

쥐안 XFC 초고속 배터리. [사진 쥐안 홈페이지 갈무리]

자동차용 배터리 붐이 불었던 지난해, 쥐안의 기술력은 많은 투자자의 호응을 얻었다. 그렇게 지난해 7월 초기 투자인 시드(seed) 단계 이후 이뤄지는 첫 번째 본격적인 투자 단계인 Pre-A라운드(pre-A round)에서 수 억 위안의 자금 조달을 완료했다. 그리고 최근 텐센트와 다수 기업으로부터 80억 위안(약 1조 5468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텐센트는 왜 이 같은 배터리 회사에 투자했을까

사실 텐센트는 광저우자동차와 인연이 깊다. 텐센트와 광저우자동차는 2017년 9월 전략적 프레임워크 협약을 체결했고, 2019년 7월 인텔리전트 커넥티드 에코 시스템 ‘아디고(ADiGO)’를 출시했다.

당해 11월에는 광저우자동차가 자체 개발한 iSPACE 전기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해당 커넥티드 전기 콘셉트카는 텐센트의 커넥티드카 'AI in Car'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텐센트의 보안, 콘텐트,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플랫폼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광저우자동차그룹]

[사진 광저우자동차그룹]

당시 텐센트 설립자 마화텅馬化騰(馬化騰)은 “텐센트가 중국의 지능형 네트워크 자동차 산업의 파괴자가 아닌 조력자가 되기를 원한다”며 자동차 기업과 협력해 ICV 차량(Intelligent Connected Vehicle) 자율주행 기술 생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중샹핑(钟翔平) 텐센트 부총재는 "완성차 업계에는 차량을 생산하는 업체는 많지만, 디지털화 '망(网)'을 구축할 수 있는 업체는 부족하다"며 "텐센트는 자동차 업체를 도와 디지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모빌리티 산업 파트너를 연결하는 데 충실할 것"이라고 밝히며 텐센트의 자동차 생산 가능성을 일축하고 광저우자동차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2019년 6월, 광저우자동차는 텐센트, 광저우대중교통그룹 및 기타 투자자들과 공동으로 출자하여 모빌리티 플랫폼 루치추싱(如祺出行)차량 공유 서비스를 출시했다. 투자 총액은 10억 위안을 넘으며, 상위 3개 투자자는 각각 35%, 25%,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쩡칭훙 광저우그룹 회장에 따르면 루치추싱은 2023년 IPO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4월에는 기존 합작 관계를 기반으로 제품·업무 디지털화, 정보 보안 체계 구축, 모빌리티 신생태계 구축, 자율주행 기술 등 다양한 방면으로 광저우자동차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했다.

[사진 바이두 이미지]

[사진 바이두 이미지]

이처럼 두 기업은 긴밀한 협력으로 두터운 신뢰 기반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텐센트의 쥐안기술연구소의 투자 역시 순리적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번 쥐안의 A라운드 투자에서 텐센트의 지분율은 적은 것으로 공개됐지만, 중국의 인터넷 거물이 신에너지차 배터리 투자를 감행했다는 것만으로도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이번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 텐센트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Pre-A라운드와 A라운드에서 쥐안에 투자한 광파신더(廣發信德)기업을 통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먼저 신에너지차 분야의 쌍탄소(双碳, 탄소 피크 및 탄소중립) 시대적 기회 아래, 친환경 에너지와 그 응용은 여전히 광대한 발전 전망을 가지고 있다. 광파신더는 쥐안의 리튬 배터리의 경제성과 환경보호성의 특징을 승용차 분야에서 발전시킬 수 있고, 미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꼽았다.

GAC 연구소와 텐센트 클라우드는 지능형 네트워크 연결 협력을 위한 조인식을 열고 주요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텐센트]

GAC 연구소와 텐센트 클라우드는 지능형 네트워크 연결 협력을 위한 조인식을 열고 주요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텐센트]

쥐안은 광저우그룹에서 육성하는 기업으로서의 강점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회사가 차별화된 기술 비축과 규모 양산의 공정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초기 불확실성이 높은 단계를 건널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 운영진이 이끄는 효율적이고 숙련된 팀이 있는데, 이들은 신에너지 및 에너지 저장 소재 분야에서 수년간 몸담으며 쌓은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샤즈전(夏志進) 버텍스벤처스차이나(Vertex Ventures, 祥峰投资)집행 파트너는 “중국 내 신에너지 분야의 발전에 따라 텐센트의 국내(중국)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텐센트는 주요 사업인 게임·소셜·클라우드 서비스가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사진 쥐안기술연구소]

[사진 쥐안기술연구소]

한편 중국 당국이 신에너지저장산업을 ‘규모의 경제’ 수준으로 발전시키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시행방안에 따르면 2025년까지 신에너지저장산업을 상업화 초기 단계에서 규모화 단계로 성장시켜 시스템 비용을 3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리튬이온배터리 위주의 기존 기술을 혁신해 나트륨 이온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납탄소 배터리, 흐름 배터리, 압축공기, 수소 저장 등으로 신에너지저장기술을 다원화할 방침이다. 다양한 신에너지기술의 시범사업을 통해 기술별 활용 부문과 비용 등을 종합 평가해 신에너지산업의 규모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행방안으로 신에너지에 대한 정책 지원이 강화돼 단기간 내에 신에너지저장 시범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것이며, 이러한 시범사업을 통한 기술 검증으로 신에너지기술이 점차 성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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