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펀드 아직은 '작은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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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약 1년 만에 관련 펀드가 150개 이상 생겨나고 수탁액은 400억원 이상이 모였다.

1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8일까지 설정된 퇴직연금 관련 펀드 수는 총 151개로 집계됐으며 수탁액은 4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 유형별로는 주식 편입 비중 상한선이 30%인 채권혼합형이 100개(수탁액 313억원)로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또 채권에만 집중 투자하는 채권형이 27개(85억원)로 대부분의 퇴직연금들이 저위험 상품 위주의 보수적인 운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주식 편입 비중이 70% 이상인 주식형 펀드의 수는 13개, 수탁액은 11억원에 그쳤고 주식혼합형 펀드도 9개, 21억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퇴직연금이 증시의 매수 주체로 떠오르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게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그러나 올 한 해 퇴직연금 펀드들의 운용 성적은 괜찮은 편이다. 혼합채권형 펀드의 순자산은 326억원으로 수탁액에 비해 13억원이 많았고, 채권형.주식혼합형 펀드도 순자산의 규모가 수탁액을 초과했다. 다만 주식형은 순자산과 수탁액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올해 증시가 부진했던 반면 채권은 꾸준히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자금 유입 시점이 달라 정확한 수익률이 나오지는 않으나 최소한 시장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운용사별 설정액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7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신운용(57억원), 삼성투신운용(54억원), KB자산운용(35억원), PCA투신운용(33억원) 등 순이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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