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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보다 더 '잘' 벌었다...샤넬코리아 영업이익 67% 급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랑스 럭셔리브랜드 샤넬이 지난해 한국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2000억원과 영업이익 2490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32%, 영업이익은 무려 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3% 증가했으니, 국내 1위 기업보다 수익성이 훨씬 좋았던 셈이다.

지난해 연말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지난해 연말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가격 올려도 ‘오픈런’

샤넬 호실적의 배경은 잇단 제품 가격인상과 폭발적 수요증가다. 이날 존 황 샤넬코리아 재무책임자는 “2021년은 팬데믹 이후 점진적 일상회복이 이뤄지는 가운데 꾸준하게 샤넬 제품을 찾아 주시는 고객 수요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며 “샤넬코리아가 한국에서 강력한 입지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킨 한 해였다”고 밝혔다.

샤넬은 지난해 주요 가방의 가격을 4차례 올렸다. 매출은 물론 마진율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아직 4개월이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서도 이미 두 번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클래식 플랩백’은 가장 작은 사이즈가 1105만원, 미디움(중간) 사이즈가 1180만원, 가장 큰 사이즈가 1271만원으로 모두 1000만원을 넘어섰다. 샤넬은 제작비와 원재료 변화, 각국 환율변동을 고려해 세계적으로 동시에 가격을 조정한다는 입장이다.

샤넬의 클래식 플랩백. [사진 샤넬 홈페이지 캡처]

샤넬의 클래식 플랩백. [사진 샤넬 홈페이지 캡처]

다른 명품 브랜드에 비해 단기간 내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샤넬을 찾는 수요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외신들이 백화점 샤넬 매장에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개장과 동시에 뛰어들어가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을 조명할 정도다.
블룸버그통신은 “팬데믹의 가장 깊은 시름 속에서도 한국에서는 고기나 화장지를 사재기하는 모습 대신 새벽 5시부터 백화점 밖에서 긴 줄을 서고 9500달러(약 1166만원)짜리 샤넬 가방을 사는 일을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백화점들은 샤넬 등 명품 판매가 크게 늘면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도 좋은 실적을 냈다.

루이비통·에르메스·디올도 ‘최대실적’

샤넬코리아는 부문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성장했다. 패션부문에선 기성복(레디투웨어, Ready-to-Wear) 매출이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샤넬코리아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새 매장을 열었다. 향수도 샤넬의 상징적 향수인 ‘넘버5(N°5)’의 출시 100주년을 기념하는 캠페인의 영향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여기엔 ‘카카오 선물하기’ 등 전자상거래(이커머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시계와 고급보석 부문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디올도 지난해 한국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신고했다. 루이비통은 1조5000억원, 디올은 6000억원, 에르메스는 5000억원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팬데믹 사태가 오면서 해외여행에 분기당 9조원 넘게 쓰던 자금이 3조원 밑으로 떨어졌다”며 “남은 6조원의 돈이 국내 소비, 특히 명품 등 사치재로 쏠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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