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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내각에도 안철수계 없었다…安, 尹당선인과 만찬 취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 2차 내각 인선 발표를 두고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측에서 “대선 후보 단일화 당시 약속했던 공동정부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는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10일 발표된 1차 내각 인선 명단에 이른바 ‘안철수계’가 포함되지 않은 데 이어 이날 발표된 2차 명단에도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1차 발표 이후 추가로 안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추천한 인사도 없었다”고 말했다. 당초 안 위원장의 대선 당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로 지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

특히 “안 위원장은 이날 발표된 국무위원 후보자ㆍ비서실장 인선 명단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기자회견으로 처음 알았다. 사전 통보도 없었다”는 게 안 위원장 측의 설명이다. 이날 오전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함께 서울 통의동 사무실에서 1시간 이상 현안 관련 회의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인선과 관련한 사전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안 위원장은 이날 윤 당선인의 인선 발표 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을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공동정부 구상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등 질문에 “다음 일정이 있다”며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안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11일 인수위원에서 사퇴했을 때만 해도 “2차 명단에는 안 위원장 추천인사가 중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당시 안 위원장이 공공연히 “인선 과정에서 특히 제가 전문성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통의동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계 중용 가능성’에 대해 “인사원칙에 부합하면 어느 계(계파)도 상관 없다”면서도 “거기 부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인위적인 계파 안배는 안하겠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번 일의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 위원장 측에 따르면 당초 이날 저녁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 및 인수위 핵심 관계자들과 ‘도시락 만찬’이 예정돼 있었는데, 여기에도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혔다고 한다.

사실상 정지 상태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절차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그간 합당 절차가 나쁘지 않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번 일로 인해 안 위원장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인수위원장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맡은 일에는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3.18/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3.18/뉴스1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 인수위가 끝나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 안 위원장의 역할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국민의당의 판단이다. 최진석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키려는 전혀 새로운 꿈을 실현하고 싶다면, 전혀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는 일 이외에 다른 길은 없는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최 교수는 이 글에서 “쓰는 사람을 보면 그 지도자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는 사마천의 말을 인용하며 “새 정부는 박근혜ㆍ이명박 정부 때 사람들이 그대로 다시 다 돌아왔다”고 썼다. 이어 안 위원장을 “박근혜ㆍ이명박 정권의 재판이 되지 않게 할 유일한 송곳”이라고 칭한 뒤 “이 송곳을 알아보고 허용하는 정도의 내면을 갖기란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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