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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 기념우표...집권 10년 ‘김정은 우상화’ 박차 가하는 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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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총리 등 북한 주요 간부들이 10일 평양 조선혁명박물관에 새롭게 만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을 다룬 전시관을 참관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총리 등 북한 주요 간부들이 10일 평양 조선혁명박물관에 새롭게 만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을 다룬 전시관을 참관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집권 10주년을 맞아 우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조선혁명박물관에 김 위원장의 업적을 다룬 별도의 전시실을 새로 꾸렸다고 전했다. 11일은 김 위원장이 당 제1위원장에 오르며 당권을 장악한 지 10주년 되는 날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박물관에)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서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한 투쟁시기관'이 새로 꾸려졌다"며 4개 호실로 구성된 전시관에 7차 당대회 이후 5년간 김 위원장의 업적을 집대성했다고 전했다. 전시관에는 약 800점에 이르는 김 위원장 관련 영상·사진·연설문 등 기록물과 핵 개발 관련 친필서 등 사적물이 전시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평양시 중구역(한국의 '구') 만수동 만수대언덕에 위치한 조선혁명박물관은 김일성, 김정일 등 북한 지도자 일가의 사적을 전시해왔다. 주민들은 물론 평양 주재 외교사절 등도 수시로 찾는 곳이다. 북한은 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앞둔 2017년 3월 박물관을 리모델링하면서 선대로부터 내려온 '혁명전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이 이렇게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장소에 김 위원장의 전시관을 새로 조성한 것은김일성이나 김정일과 비슷한 수준의 우상화 작업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은 최고 지도자의 업적을 전시한 조선혁명박물관을 사상·정신적 기둥이라고 강조해왔다"며 "전시관을 별도로 마련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을 선대와 같은 반열에 올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은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을 기념하는 우표(소형전지 1종)도 발행했다. 이날 노동신문에 따르면 우표의 중앙에는 김 위원장의 사진이 있었다. 또 우표 상단에는 '우리 당과 국가의 최고수위에 높이 추대되신 10돌(주년) 경축'이라는 문구가, 하단에는 '2022 10돌 2022'라는 문구가 각각 담겼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국가우표발행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 10주년을 기념한 우표를 발행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국가우표발행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 10주년을 기념한 우표를 발행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은 만국우편연합(UPU) 협약에 따라 인물, 역사, 문화, 동식물 등을 소재로 하는 우표와 국가의 주요 행사나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한다. 특히 북한 당국은 정치와 사상·문화와 관련한 우표 제작에 정권 초기부터 공을 들이며, 자신들의 체제를 대내외에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안병민 한반도경제협력원장은 "북한에서 우표는 정치 슬로건을 대내외에 선전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김 위원장의 공식 집권 10년을 기념하는 우표의 발행도 대내외적 우상화 작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집권 10주년 기념일에 이어 13일은 김 위원장이 국가수반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여기에 다가오는 15일은 북한이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는 김일성 주석의 110주년 생일이다. 모두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만큼 고강도 도발에 앞서 최고지도자의 우상화를 통해 내부결속을 다지는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움직임은 물론 대규모 열병식 준비(평양 김일성광장), 핵실험장 복구(풍계리 핵실험장) 등의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차덕철 통일부 대변인 직무대리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4월에 북한의 주요 정치행사 일정이 예견되는 만큼 정부는 계속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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