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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에 "노망난 늙은이"…北 '위험한 한 주' 시작부터 심상찮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일성의 주석 110회 생일(15일)을 전후해 다양한 군사행동이 우려되고 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노망난 늙은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민간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7일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를 촬영한 사진. 평양주민들이 김일성 광장에 모여 '일심단결'이라는 대규모 글자를 형상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동당 마크. VOA유튜브 캡처.

민간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7일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를 촬영한 사진. 평양주민들이 김일성 광장에 모여 '일심단결'이라는 대규모 글자를 형상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동당 마크. VOA유튜브 캡처.

북한은 9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개인(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 명의의 논평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한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했다. 논평은 “최근에만도 미국 집권자는 러시아 대통령을 근거 없는 자료를 가지고 악의에 차서 헐뜯었다”며 “침략과 모략의 능수인 양키의 후예들만이 내뱉을 수 있는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 집권자의 지적 능력에 문제가 있으며 노망한 늙은이의 푼수 없는 객기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이렇게 한심한 늙은이를 대통령으로 섬기고 있는 미국의 앞날도 막연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쏘아 붙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7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 “겁먹은 개” 등의 저속한 표현을 동원해 맹비난한 적이 있다. 당시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엔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을 직접 위협하는 언급에 대한 반발이었다.

하지만 한 동안 트럼트 대통령 '각하'라고 칭하거나, 직접적인 비난을 삼가던 북한이 우방인 러시아를 편드는 과정에서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때문에 북한이 이번주 줄줄이 예정된 대규모 정치행사 때 군사적 행동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노동당 창건 75주년이던 2020년 10월과 지난해 정부수립일(9월9일) 뿐만 아니라 당대회 기념(지난해 1월) 등 국내 정치행사때 연이어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했다”며 “올해 김일성 주석 110회 생일 등을 맞아 열병식과 미사일 발사 등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자연재해 등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놓인 북한이 군사력 과시를 통해 대내 결속을 과시하고, 정권교체기인 한국을 향해 무력 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차원에서 전문가들은 이번주를 ‘위험한 한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정치행사를 계기로 대규모 열병식과 미사일발사 및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11일은 김정은 위원장이 당권(당 제1위원장)을 장악한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또 그가 정부 수반인 국방위 제1위원장에 추대된 지 10년이 되는 날은 13일이다. 여기에 15일은 북한이 지난 1월 19일 정치국 회의까지 열어 행사 준비를 독려했던 김일성 주석의 110회 생일이다. 5ㆍ10주년 등 소위 '꺾어지는 해'인 정주년을 북한이 중시해 왔다는 점에서 북한 입장에선 ‘의미 있는 날’의 연속인 셈이다.

실제 북한은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중이다. 특히 정보 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움직임 및 서해 위성발사장(평북 철산군 동창리) 및 핵실험장(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위협을 고조하는 동향을 포착하고 집중감시에 들어갔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미국과의 장기전을 예고한 북한이 당장은 대화 보다는 한반도 긴장악화를 통해 대내 결속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정치행사가 이어지는 이번주가 북한이 무력을 과시하고 내부적으로 축포로 삼으려는 도발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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