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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일+휴가 동시에…'워케이션' 성공하려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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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팬데믹 시대, 사무실 밖에서 업무(work)와 휴식(vacation)을 함께 하는 ‘워케이션(workation)’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11월 제주 송당리에 오픈한 ‘코사이어티 빌리지’도 그런 공간 중 하나입니다. 약 2만㎡(6000평)의 절반은 일반 고객, 나머지 절반은 기업(B2B) 고객이 사용합니다.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코사이어티 라운지)이 따로 있습니다. 새로운 일하는 방식 ‘워케이션’은 정말 실현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코사이어티 빌리지를 운영하는 ‘언맷피플’의 위태양 대표를 만나 직접 물어봤습니다.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다, 워케이션” 2화 중 일부입니다.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의 전경. ⓒ 포토그래퍼 노경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의 전경. ⓒ 포토그래퍼 노경

크면서도 작은 마을,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

마을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제주의 마을은 특별해요. 작은 부락을 이루거든요. 하지만 외지인이 많아지고 토지의 주인이 바뀌며 제주의 마을이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어요. '지금 시대의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고, 꼭 거주하지 않아도 마을을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또한 공간을 제공하는 입장에서 지금의 코사이어티 성수보다 더 크지만, 작은 개념이 필요했어요. 자연스럽게 '마을'을 떠올렸고, 그렇게 코사이어티 빌리지가 탄생했습니다.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 6000평의 절반은 일반 고객 대상의 스테이, 나머지 반은 B2B 고객 대상 레지던스로 나뉩니다. 코사이어티 라운지는 집중해 일할 수 있는 공간이고요. 워크숍이나 TF팀이 이용하며 타운홀 미팅 등 '워크(Work)'를 도와주는 공간이길 바라고 있어요.

코사이어티 제주 빌리지에 입점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 코사이어티

코사이어티 제주 빌리지에 입점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 코사이어티

상업공간에는 블루보틀, 제주맥주가 들어서 있고 앞으로 추가 테넌트를 더 오픈할 예정입니다. 만약 코사이어티 빌리지가 도심에 있었으면 사전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한번에 오픈하는 방식이었을 거에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매력적인 공간이 아닐 것 같았어요.

마을에 가게가 생길 때 하나둘씩 모여드는 것처럼 단계별로 가는 모습이 더 재밌을 것 같았거든요. 고객이 다시 방문했을 때 "새로운 가게가 생겼네?"하고 발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이 머무는 땅'으로 공간의 시작을 알리다

코사이어티 성수를 오픈할 때 전시로 공간의 시작을 알렸는데요. 작지만 코사이어티가 가진 '공간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코사이어티 제주 역시 전시로 오픈을 알렸지만, 성수와는 결이 달랐어요. 압축된 공간이 아닌 자연이라는 장점을 부각해 '걸으면서 보는 전시'를 기획했거든요. 사실 제주 날씨는 변덕스럽다 보니 어떤 분들은 아쉬웠다는 평을, 또 다른 분들은 감동적이었다고들 하세요. 전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컸지만, 제주 송당리에 새로운 공간 경험을 보여준 것 같아요.

코사이어티 빌리지 오픈을 알린 '바람이 머무는 땅' 전시. ⓒ 코사이어티

코사이어티 빌리지 오픈을 알린 '바람이 머무는 땅' 전시. ⓒ 코사이어티

당시 전시를 통해 공개했던 산책로는 이제 코사이어티에 머무는 분들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외부인을 막기 위함보다는 코사이어티 문화를 좋아하고 향유하고자 머무는 분들이 빌리지 제주에서 더 밀도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동안의 전시 경험을 살려 앞으로는 상업적인 전시도 해보고 싶어요.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모으는 거죠. 요즘은 브랜드도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는 공간을 만들고 있는데요. 공간 경험을 통해 고객에게 영감을 전하고 싶은 브랜드라면 함께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코사이어티에서의 좋았던 브랜드 경험을 안고 일상으로 돌아가 우연히 그 브랜드를 다시 만났을 때 공감각적으로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것이 어쩌면 소비자들이 진짜 원하는 진정성 있는 브랜드 경험일지도 모릅니다.

자연을 품은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 ⓒ 포토그래퍼 노경

자연을 품은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 ⓒ 포토그래퍼 노경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워케이션 니즈'

코사이어티 브랜드를 운영하는 저희 회사 이름은 '언맷피플'이에요. 언맷(unmet), 아직 채워지지 못한 니즈, 그러니까 사람들에게 욕구는 있었지만 세상에 상품이 없어 경험하지 못한 그런 욕구를 저희는 계속 찾고 있어요.

'워케이션'은 제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던 2008년에도 등장하던 키워드예요. 프리랜서로 근무할 당시 자연스럽게 워케이션을 경험한 적이 있어요. 부티크 스테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당시 추가 작업이 필요했는데 클라이언트의 예산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숙박 바우처와 맞바꿔 스테이에 머물며 일을 했는데요. 하루종일 일만 했는데 '공간이 주는 행복감'이 있더라고요. 집중도 잘 됐고요. 그곳은 워케이션을 목적으로 만든 스테이가 아니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워케이션의 가능성을 미리 경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코사이어티 빌리지도 워케이션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문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워케이션이 단순히 트렌드나 키워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코사이어티 빌리지를 그냥 숙박업이라고 여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죠. 저희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어떻게 일하고 쉬며 시간을 보낼지에 가장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워케이션 경험을 꼭 코사이어티를 통해서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사람들이 워케이션이란 방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워케이션이 생소하고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기에 아직까지는 휴가지에서 일을 한다는 개념에 호불호가 나뉘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풀어야 할 숙제도 많고요. 하지만 분명 시장은 커지고 이에 맞춰 필요한 것들이 생겨날 거예요.

"워케이션, 휴가(Vacation) 아닌 일(Work)이 중요해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계속 변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로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는 리모트워크를 도입하며 그 속도를 앞당겼죠. 이미 사람들에게는 휴가지에서 일한다는 워케이션에 대한 니즈가 있었는데, 코로나라는 펜데믹이 그 욕망을 빠르게 실현해 준 것 같아요. 저희는 그런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발견하고 코로나 이전부터 코사이어티 빌리지를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의 '프라이빗 라운지'. 송당리의 자연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어 업무와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 포토그래퍼 노경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의 '프라이빗 라운지'. 송당리의 자연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어 업무와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 포토그래퍼 노경

지금은 주 5일제가 일반적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주 4일제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삶의 방식도 바뀌겠죠. 과거에 주 6일제에는 토요일날 사람들이 술만 마셨대요. 다음날 일요일에는 회복하는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출근한 거죠. 주 5일제가 된 후에는 주말 동안 자연스럽게 캠핑을 떠나거나,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게 되고 이에 연결된 산업들이 커지기 시작했어요.

그렇다면 앞으로 삶의 방식이 주 4일제로 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처음에는 그냥 쉬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내고 싶다는 욕망이 늘 있어요. 주 5일 일 때는 이틀 쉬는 것으로 보상을 주었지만, 주 4일제에는 3일이라는 새로운, 비어있는 기회가 생겨요.

'듀얼 라이프'라는 말처럼, 도심과 시골의 두 가지 생활을 모두 즐기는 삶이 만들어질 수 있겠죠. 게다가 한국은 어느 지역이든 하루 안에 이동할 수 있는 생활권이라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워케이션을 회사가 도입할 수 있도록 B2B 사업 모델을 만들어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워케이션라는 단어를 들으면 휴가(Vacation)에 집중해요. 트렌드도 휴가(Vacation)에 쏠려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요.

하지만 워케이션은 직원의 휴가(Vacation)가 아닌 '일(Work)'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원의 워케이션은 기업이 페이한다'가 저희의 전제 조건이에요. 그리고 워케이션에 드는 비용을 기업에서 지불한다는 전제가 있다면 워케이션의 결과물이 확실히 있어야 하겠죠. 이 성과가 회사의 어떤 지표로 나타날진 조직의 특성과 워케이션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부분은 회사와 구성원들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해요.

직원은 '일에 집중'하고, '기업이 지불'하는 형태여야 워케이션 문화가 자리를 잡고,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략)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다, 워케이션” 2화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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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지 않게 되면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늘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일하면 좋을지, 새로운 방법을 찾는 거죠. 일상을 떠나, 색다른 공간에서 영감을 받으며 일하는 ‘워케이션(workcation)’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 다양한 사례를 폴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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